합격 수기
홍익대, 합격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나요?
윤소현
🏆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 합격



PART1. 홍익대, 합격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나요?
Q. 본인의 미대입시 준비 과정을 간략히 설명해 주세요
A. 나는 고2 여름부터 미술을 해야겠다고 결심해서 대형 입시미술학원에 다니게 됐어. 사실 처음엔 어떤 대학에 가고 싶은지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았어. 정말 막연하게 ‘나는 미술을 좋아하니까 미대를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다녔던 거라 수업 나오라 하면 나가고, 특강 나오라면 나가는 식의 입시를 하고 있었지. 이학년 학기말이 되자 진학 상담을 했고 선생님께서 너는 서울대, 국민대, 과기대를 준비하면 된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대답했어. 거기가 정말 가고 싶은 학교인지,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대학인지 생각해보지도 않은 채 내 목표를 세우게 되었지.
Q. 미술학원의 입시 가이드가 본인에게 잘 맞지 않았나요?
A. 다니던 미술학원은 수업 시수가 엄청 많았어. 매일 밤 10시까지 학원에 잡아두니 공부할 시간이 매우 부족했고 성적이 좋은 학생은 정말 손에 꼽혔어. 그러다보니 홍익대는 거의 불가능한 대학으로 취급되는 분위기였고 나 또한 당연히 홍익대는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Q. 미술학원에서는 홍익대 준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나요?
A. 홍익대에 대해 간혹 물어보면 ‘나중에 따로 반을 개설해주겠다. 지금은 실기에만 집중해라.’와 같은 대답만 돌아왔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아 내가 너무 성급하게 굴었나보다. 그래도 언젠가 준비해주시겠지. 일단 실기나 열심히 하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 그리고 홍대는 내 성적으로 아슬아슬하다면서 추천하지 않는 분위기였어. 자꾸 그러시니까 ‘내가 지금 주제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어. 결국 입사미 상담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나는 홍대 디자인학부 지원 가능한 성적이었어. 그때 미술학원 말만 믿고 정보를 찾아보지도 않았다면 당연히 홍대는 지원 조차 하지 않았겠지? 정말 무섭다.
Q. 서울대와 과기대 두 대학의 실기 유형이 전혀 다르다고 알고 있어요.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고, 준비 시간도 부족했을 것 같아요. 두 대학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 전략인가요?
A. 선생님께서는 서울대를 중심으로 하되, 서울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과기대도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어. 나는 사실 과기대에 대해 많이 알아보지 않은 상태여서 그닥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서울대 경쟁률이 높은 건 사실이잖아? 올해부터는 서울대가 정시로 옮긴다고 하니까 이런 혼란은 없겠지만, 내 경우에는 수시에 서울대가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란스럽기만 했거든.
서울대만 써서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진짜로 불안해져서 과기대 유형을 엄청 열심히 준비했어. 그렇게 시험 유형도 다르고 학교 분위기도 다른 두 곳을 동시에 준비하다보니 점점 시험 날짜는 다가오는데 공부는 공부대로 못하고 실기도 더디게 느는거야. 불안함은 점점 커져만 가고... 그래서 내가 선택한 건 서울대를 포기하는 거였어. 실기 100%인 서울대를 지원하느니 1차 때 성적으로 잘라서 경쟁률을 10:1로 줄일 수 있는 과기대에 올인하자. 사실 이렇게 결심하면서도 과기대가 그렇게 가고 싶진 않았어. 무서워서 도망 친거라고 봐야지.
Q. 수시 실기위주전형은 과기대에만 지원했나요?
A. 입시를 해보면 알게 되겠지만, 과기대 실기 유형으로는 수시 때 지원할 수 있는 학교가 없어. 실기에 시간을 그렇게 쏟아 부었는데 수시 때 실기로 쓸 수 있는 학교가 과기대 뿐 이었던거지. 정말 대책 없이 학원에서 하라는 대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수시 지원 날짜가 점점 다가오는거야… 그때서야 수시 카드 6개를 어디로 채워야할지 생각해보기 시작했어. 내가 준비한 실기 유형으로는 다른 곳을 지원할 수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된거야.
Q. 수시에 6번의 기회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실기만 열심히 하다보면 대학에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거네요.
A. 돌이켜 보면 정말 위험천만한 입시를 했던거야. 나는 홍익대 합격해서 천만 다행이지만, 이런 비효율적인 입시를 애시당초 하지 않기를 바래. 죽자사자 열심히 실기를 준비하다라도, 정작 실기로는 수시에 합격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지원할 수 있는 대학도 고작해야 한 두 대학 밖에 없다는 사실을 꼭! 알아야해. 실기만으로는 절대 수시 6번의 기회를 살릴 수 없어. 결국엔 학종으로 나머지를 채워야해. 사실 나머지를 ‘학종으로 채운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었지. 학종도 실기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준비가 필요한 전형이었는데…! 그래서 나는 좀 늦었지만 학종을 빨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이때부터 홍대에 대한 열망을 다시 키우게 되었던 것 같아. 고 3 5월 말경에 입사미를 찾게 되었어. 돌이켜 보면 너무 멀리 돌아온 거라 생각해.
Q. 수시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나요?
A. 결과적으로 나는 수시 여섯 개 중 홍대만 붙었어. 내가 만약 실기만 준비했다면 수시에서 전부 떨어졌겠지? 혹여 실기로 다른 대학을 붙었다 하더라도 홍대 붙은 것만큼 기쁠 순 없었을 거고. 그리고 만약 재수해야 되는 상황이 와도 또 실기로 넣게 되었을 거야. 미술학원에 있는 선배들은 실기 전형으로 준비해서 떨어지면 그 다음 루트로 또 실기를 하니까... 그걸 보는 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했겠지? 학종이 갖는 성공 가능성은 선택지에서 완전히 배제해버린 채 말이야.
Q. 홍익대 붙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런데 왜 미대입시를 처음 시작할 때 바로 홍익대를 준비하지는 않았나요?
A. 다시 입시를 하라고 하면 당연히 그렇게 할거야. 하지만 당시에는 그 누구도 홍대 입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주는 사람이 없었어. 올바른 선택을 하기가 진짜 어려운게 사실이야. 나는 미술학원의 영향으로 인해 홍대 가는 사람은 거의 전설인 줄 알았어. 거기서는 마치 홍대 합격을 복권 당첨쯤으로 여겼거든. 선배들도 미활보를 2일만에 써서 냈다고 하더라고! 당연히 붙은 사람은 없었고... 대충 준비했으니 붙지 못하는건데 ‘홍대는 원래 가기 힘들어. 면접도 어려워서 어차피 못붙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
Q. 미술학원에서 홍익대를 준비해 준다고 말을 하지만, 정작 홍익대 지원을 포기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군요.
A. 나는 홍대를 가고 싶은데 학원에서는 내가 말도 안되는 목표를 세운 것처럼 여기니까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홍대 지원이 두려워지기도 했어. 불필요한 감정만 늘어나고 불안감만 커져갔어. 점점 학원에 대한 신뢰가 사라질 때쯤 입사미를 오게 되었지.
PART2. 복잡한 미대입시, 더 좋은 방향은 무엇일까요?
Q. 입시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입사미에서는 나의 상황을 미술학원과 전혀 다르게 해석했어. 나의 경우에는 수시 실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사실 나는 수시 실기로 합격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여섯개 중 하나밖에 쓸 수 없는데 그에 비해 실기에 투자하는 시간이 너무 많으니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어. 막연하게 알고는 있었든데, 그걸 확실히 깨닫게 되었어.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전부 맞는 말이었어. 너무 정곡을 찔려서 무섭기까지 하더라.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내가 대학에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열심히 했던게 아니라 그냥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실기를 열심히 하고 있었던 거였어.
Q. 입사미를 믿게 된 또 다른 계기가 있었나요?
A. 처음 상담 했을 때 나눴던 대화 중 아직 기억에 남는 점이 있어. 내가 왜 미대에 가야하는지 부터 시작해서 실기만 하느라 회피하고 있던 질문들을 막 물어보셧어. 나는 입시 상담하러 왔는데 그런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다니! 근데 이런 기본적인 질문도 대답할 수 없는데 정말 미대입시는 왜 하는 걸까? 결국 한 시간 내내 얼버무리다가 상담이 끝났는데 내 자신이 스스로에게 무책임 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미대를 가겠다고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는데 정작 왜 가고 싶은지는 모르다니! 이런 것도 대답 못하는 와중에 지금 실기가 중요한가? 그래서 꼭 여기를 다니면서 이 질문들과 끝장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홍대는 그 이유를 미활보와 면접으로 확인하고 학생을 뽑는 거니까 더더욱 학종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무 거창하게 대답했는데 정말 나는 도전 같은 느낌으로 입사미를 다니기로 결정했어.
Q. 입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A. 뻔한 답처럼 들리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나를 믿었던 것’이라고 생각해. 나는 내성적인 편인데 그래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는 꼭 하려고 하거든. 모의 면접때도 내 주관이 뚜렷한 게 장점이라고 해주셨고. 실제 면접에서도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는 기죽지 않고 말씀 드렸는데 합격에 크게 작용한 거 같아. 그리고 입시 땐 소신껏 해야 결과가 어떻든 후회 없는 듯! 그러니 이걸 보며 망설이던 친구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마!
Q. ‘미대입시=실기’ 라고만 생각하고 실기만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그 학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있나요?
A. 미대입시는 전략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 실기는 입시 전략 중 하나일 뿐이고, 그것이 본인에게 맞는 전략이라면 다행이지만 만약 본인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과감히 버려도 된다고 생각해. 실기가 불안한 사람이라면 어차피 그걸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걸 본인이 가장 잘 알거야. 나 같은 경우엔 가장 유리한 전략이 학종이었고 학종을 준비하면 실기만 했을 때보다 더 많은 대학을 지원할 수 있었어.
사실 나는 학원에서 조성했던 불안감과 이상한 집착 때문에 결국 끝까지 실기를 그만두진 못 했는데 결과는? 슬프지만 돈과 시간만 허비하게 됐어…! 그리고 만약 실기 대학에 붙었다 하더라도 당연히 홍대를 선택했을거야. 그러니까 나한테 실기 준비는 더더욱 필요 없는 과정이었던거지. 내 얘기를 듣고 실기에 대한 미련을 좀 떨칠 수 있길 바래! 너희도 본인에게 적합한 전형이 뭔지 알아냈다면 그냥 본인을 믿고 밀어붙이길!
Q. 미술을 처음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나요?
A. 병수쌤을 만나게 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왜?’라는 말이 될거야. 거기에 익숙해져야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미술을 잘한다고 생각했어. 낙서 같은 걸로도 칭찬받고 미술대회 상도 많이 탔었거든. 그래서 진로를 결정할 때쯤 되니까 공부로 갖는 직업보다는 미술로 직업을 갖는 게 더 재밌겠더라. 그러려면 미대를 꼭 가야겠고... 그래서 미술학원을 등록했어! 근데 나처럼 생각해서 미술을 시작한다면 나중에 미술을 하면서도 후회할 수 있어. 학원이 하라는 대로 끌려 다닐 확률이 높고, 막상 미대에 가서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거 같거든. 난 왜 미술이 좋은지, 어떤 미술을 하고 싶은지, 왜 미대에 가야하는지 같은 것들에 분명히 대답할 수만 있다면 미술 시작하는 거 전혀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
Q. 홍대 지원을 아직도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A. 나도 많이 불안해봤던 사람으로서 본인이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그걸 그냥 믿어보라고 하고 싶어. 불안하다는 건 그만큼 간절하게 가고 싶다는 거 아닐까? 너무 가고 싶으니까 안 좋은 결과를 미리 막 예상하면서 불안해하는 것 같아. 근데 불합격이 두려워서 시작조차 안하면 합격도 못 해!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 입시하다보면 자존감 낮아져서 나를 못 믿게 되지만 홍대 지원을 고려해봤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그 가능성을 믿어 봐! 오글거리지만 서류 준비는 입시라기 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시작해보는 걸 추천해. 홍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을거야!
PART3. 면접 문제, 어떻게 풀었나요?
Q. 홍익대 면접 고사 내용을 아주 상세하게 얘기해 주세요.
A. 들어가서 앉자마자 2번 질문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해보라고 하셨어. 당연히 1번 먼저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당황하지는 않았어.
2번 질문은 ‘다음 그림은 사회 문제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사회 문제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시오’였어.제시된 그림은 환경 파괴 문제를 인간의 폐에 빗대어 표현한 그림이었어. 사실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진짜 저절로 웃음이 나왔는데 왜냐면 내가 입사미 면접 수업 때 거의 똑같은 문제로 풀어본 적이 있었거든. 그때는 현대 사회의 풍속화를 그리라는 게 질문이었는데 나는 ‘물질만능주의’를 주제로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았었어. 그래서 그냥 그대로 그리면 되겠다고 생각했지. 정말 대박이지 않니?
나는 물질만능주의를 제사풍습에 비유했는데, 제사상 위에 귀금속이 올라가 있는 장면을 그렸어. 사람들이 물질적인 가치를 너무 중요시한 나머지 제사가 사람의 안녕이 아닌 물질을 염원하고 신격화하는 자리로 변질된 상황을 가정해보았다고 설명했어.
근데 교수님이 물질만능주의가 사회 문제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고 하셨어. 물질만능주의는 문명과 관련된 현상이지 않냐면서 나보고 문제지를 제대로 읽었냐는거야! 나는 물질만능주의가 사회 문제라는 걸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당황스러웠어. 하지만 일단 동의하면서 시작했어.
"면접관님 말씀처럼 물질만능주의는 문명적인 현상이지만, 문명은 사회는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라 가정했다. 문명 현상에 문제가 있으면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이 생길 것이다. 물질만능주의가 심화되어서 인간 본연으로서의 가치가 물질적인 가치보다 경시되는 게 그런 예시이다."고 했어.
그러자 면접관님께서 물질만능주의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언제 그렇게 느끼게 되었냐고 물어 보셨어. 내 경험을 물어보는 거였는데 너무 개인적인 얘기는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뻔하지만 과시 소비를 예로 들었어. 그런데 과시 소비를 설명하다보니 명품 구입을 부정적으로 얘기하게 됐어. 말하면서도 내가 명품 자체를 안 좋게 보는 사람이 되기는 싫어서 후회스러웠지만 이미 말해버린 상태였지.
역시 다음 질문은 이거였어. ‘본인이 지원한 곳은 디자인학부이다. 디자인은 어찌 됐든 상업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텐데 그러면 사람들에게 물질만능주의를 조장할 수 있지 않냐. 본인이 그린 그림과 본인의 지향점이 굉장히 상충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데 어떻게 변호할 것이냐.’ 정말 저렇게 여쭤보셨는데 당황스럽기 보다는 일부러 나를 압박하려고 그러시는 것 같았어. 그래서 그냥 차분하게 내 생각을 말씀 드렸어. 내 그림은 물질을 중요시하는 정도가 지나쳐서 더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린 상황을 가정한 것이며,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상업 활동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어. 그게 디자이너의 일이기도 하고.
그리고 다음 질문은 그런 물질만능주의가 왜 생긴 것 같은지, 사람들이 돈을 중시하게 된 이유가 뭐인 것 같은지 여쭤보셨어. 진짜 내가 철학과 면접에 온건지...! 어차피 좋은 대답은 못할 것 같아서 "돈으로 모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풍조가 생겨서 그런 것 같다." 고 했어. 근데 막상 뱉고 나니까 내가 한 말은 그냥 물질만능주의 뜻풀이더라고... ‘아 망했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 스쳤는데 병수쌤이 망친 것 같아도 다른데서 만회하라고 한 게 생각나서 리셋하려고 애썼어.
그 다음에서야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난 질문이 나오더라고. 내 그림이 굉장히 대칭적이었는데 면접관님이 좀 더 구도를 다이나믹하게 바꾸면 더 재밌을 것 같다면서 지금 바꿔보라고 하셨어. 그런데 내가 좌우 대칭 구조를 쓴 건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바꾸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나한테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유도하시려는 것 같기도 했고. 그래서 내가 좌우 대칭 구도를 써서 가운데 놓인 대상을 부각시키고자 했던 거라고 말씀 드리면서 만약 역동적인 구도를 써서 다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도 한 번 고민해보고 싶다고 했어. 면접 때 면접관님이랑 논쟁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줏대 없이 내 생각을 전부 면접관에게 맞추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 내 생각이 없어보일 수도 있으니까. 계속 그걸 명심하면서 의견을 절충한다는 느낌으로 면접관님과 대화했던 것 같아.
Q. 2번 문제 다음으로는 어떤 질문을 받았나요?
A. 시간이 꽤 많이 지나서 지원동기 여쭤보실 줄 알았는데 1번 문제 세번째 그림 누가 그렸냐고 여쭤보셨어. 바스키아 그림이라고 하자 면접관님께서 ‘근데 이 그림 너무 원시적이지 않아요? 유치원생 그림 같기도 하고.. 바스키아가 유치원생하고 뭐가 달라요?’ 라고 하셨어. 듣자마자 들었던 생각이 바스키아 그림의 차별점을 말하되 유치원생 그림을 안좋게 말하진 말자는 거였어. 그러면 유치원생 그림은 그림이 아니라는거에요? 이러실 것 같았거든. 그래서 그림에 담겨 있는 감정의 깊이가 다른 것 같다고 했어. ‘아기들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와 바스키아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비슷한 것 같다. 아기들도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출하려고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이 그림이 아기들 그림보다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바스키아가 굴곡진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낀 여러 고통, 정신적 고뇌 같은 것이 쌓여서 비로소 탄생한 그림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그러자 옆에 계시던 면접관님이 ‘그럼 이번엔 학생이 비평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바스키아 그림이 쓰레기야. 말을 어떻게 해주고 싶어요?’ 라고 하셨는데 나는 이때 바스키아 그림이 쓰레기라는 사람들에게 비평가로서 바스키아를 옹호하라는 뜻으로 잘못 알아들었어. 그래서 아까 질문하고 똑같은 거 아닌가? 왜 또 시키시지? 하면서도 바스키아 그림 옹호를 다른 근거를 들어서 한 번 더 했어.
그랬더니 면접관님이 약간 짜증내시면서 ‘아니 쓰레기라고 해보라니까. 비판해보라고.’ 이러셨어. 면접관님 말을 못 알아듣다니! 큰 실수 한 것 같아서 너무 당황스러웠는데 일단 사과부터 드렸어. 제가 질문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죄송하다. 비판해보겠다. 그렇게 말하고 그림을 다시 봤는데 정말 못하겠는거야. 방금까지 칭찬하라 해놓고 이번엔 비판해보라니... 그래서 면접관님이 아까 말씀하셨던 원시적인 표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봤어. ‘여기 막 그어진 선들이나 난잡하게 쓰여진 색상들에 전부 의미가 있나요? 그냥 막 칠한 것 같은데 무작위성이 전부 예술이라고 할 수 있나요?’라고. 그랬더니 면접관님이 ‘애썼다’ 이러셨어. 칭찬인지 조롱인지 모르겠어…
이후부터는 철학적이거나 어려운 질문이 없었거든. 1번 문제 첫 번째 그림 미술사조 중에 뭐랑 비슷한 것 같냐, 그런 표현 방식을 썼을 때 얻는 효과가 뭐냐 같은 거? 이 질문들은 입사미 모의면접 때 충분히 준비했던 거라 막힘 없이 말할 수 있었어. 근데 이거 말하고 있을 때 시간이 다 되어서 밖에서 문이 잠깐 열렸는데 면접관님이 닫으라는 식으로 손짓했던 것 같아. 그리고 내 말을 끊으면서 우리 학교 오면 뭐 배우고 싶냐고 여쭤보셨어. 원래 문 열리면 시간 끝난 거 아닌가? 그래서 아 나한테 관심이 있으신가보다! 하고 자신감을 좀 얻었던 것 같아.
나는 광고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쪽으로 관련되게 말했어. 광고 중에서도 공익광고가 하고 싶었기 때문에 나중에 사회문화적디자인 스튜디오를 들어가고 싶다고 했어. 아 그리고 인터랙티브 광고도 관심이 많다고 했어. 그랬더니 인터랙션은 왜 하고 싶은지 여쭤보시고,, 대답하고,, 인터랙션 광고 예시 말하라고 하셨고,, 내가 좋아하던 광고 설명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자신 있게 해보라고 하셨어. 면접관님 두 분이셨는데 둘 다 처음으로 웃으면서 자신 있게! 이러시길래 갑자기 긴장 다 풀려서 정말 후련하게 내가 광고를 얼마나 하고 싶은지, 입학하면 어떻게 공부할지 같은 내 각오를 말하고 나왔어!
PART4. 후배들에게 보내는 ‘진심을 다한 충고’
Q.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해주세요.
A. 면접 얘기부터 하자면 나는 입사미에서 풀었던 문제랑 거의 똑같이 나왔어. 하지만 아무리 풀어봤던 문제라 하더라도 제대로 풀어놓지 않았다면 합격할 수 없었을 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입사미에서 수업할 때 문제를 많이 푸는 것에만 치중하지 말고 좋은 그림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반복해서 풀어봤으면 좋겠다는 거야. 앞서 면접 내용에서 설명했던 그 문제의 경우도, 수업 마치고 남아서 여러 번 질문해가며 고쳐 놨던 그림이라 더 반가웠던 것 같아!
그날 그날 자기가 그린 것도 의미를 파악해가며 다시 그려보고, 칭찬 받는 친구들 그림은 그냥 감탄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주제를 키워드로 뽑아서 표현 방식이랑 같이 외워두었는데 나중에 내 그림에 써먹을 때가 꼭 있더라고. 아 그리고 공익광고 찾아보는 것도 추천할게. 간단하지만 분명하게 전달되는 이미지를 분석하기에 최고인 것 같아.
Q.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A. 마지막으로 입시는 순간의 선택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 미활보도 2달 동안 낑낑대며 썼는데 마감 6시간 전에 다시 읽어보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안 보이고 절대 못 붙을 거 같은 거야!! 사실 그때까진 교과, 비교과, 종합란 간 연결성은 포기한 상태였거든. 그래서 그냥 눈 딱 감고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되도록 다 갈아 엎었어. 어차피 이걸로는 못 붙는다, 그냥 떨어지나 갈아엎고 떨어지나 똑같으니 그냥 엎자! 라는 생각으로 엎었는데 정말 잘한 거 같아! 그때 안 바꿨다면 면접까진 가보지도 못했을 것 같다ㅠㅠ
그리고 나 같은 경우엔 수시 6개 지원 중에 나머지는 전부 떨어지고 홍대만 붙었는데 만약에 홍대를 안 썼다면 어떻게 됐을까? 정말 무섭다. 입시하다보면 고민되는 순간이 엄청 많이 올 텐데 주변의 말을 듣는 것도 좋지만 본인이 후회 남지 않을 선택을 하는 게 최고인 것 같아. 확신이 안서더라도 본인이 맞는 것 같다면 그렇게 해! 너무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불안감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선택을 하지말고, 주도적으로 입시라는 문제 상황을 해결해 나가길 바래.
PART1. 홍익대, 합격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나요?
Q. 본인의 미대입시 준비 과정을 간략히 설명해 주세요
A. 나는 고2 여름부터 미술을 해야겠다고 결심해서 대형 입시미술학원에 다니게 됐어. 사실 처음엔 어떤 대학에 가고 싶은지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았어. 정말 막연하게 ‘나는 미술을 좋아하니까 미대를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다녔던 거라 수업 나오라 하면 나가고, 특강 나오라면 나가는 식의 입시를 하고 있었지. 이학년 학기말이 되자 진학 상담을 했고 선생님께서 너는 서울대, 국민대, 과기대를 준비하면 된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대답했어. 거기가 정말 가고 싶은 학교인지,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대학인지 생각해보지도 않은 채 내 목표를 세우게 되었지.
Q. 미술학원의 입시 가이드가 본인에게 잘 맞지 않았나요?
A. 다니던 미술학원은 수업 시수가 엄청 많았어. 매일 밤 10시까지 학원에 잡아두니 공부할 시간이 매우 부족했고 성적이 좋은 학생은 정말 손에 꼽혔어. 그러다보니 홍익대는 거의 불가능한 대학으로 취급되는 분위기였고 나 또한 당연히 홍익대는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Q. 미술학원에서는 홍익대 준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나요?
A. 홍익대에 대해 간혹 물어보면 ‘나중에 따로 반을 개설해주겠다. 지금은 실기에만 집중해라.’와 같은 대답만 돌아왔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아 내가 너무 성급하게 굴었나보다. 그래도 언젠가 준비해주시겠지. 일단 실기나 열심히 하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 그리고 홍대는 내 성적으로 아슬아슬하다면서 추천하지 않는 분위기였어. 자꾸 그러시니까 ‘내가 지금 주제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어. 결국 입사미 상담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나는 홍대 디자인학부 지원 가능한 성적이었어. 그때 미술학원 말만 믿고 정보를 찾아보지도 않았다면 당연히 홍대는 지원 조차 하지 않았겠지? 정말 무섭다.
Q. 서울대와 과기대 두 대학의 실기 유형이 전혀 다르다고 알고 있어요.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고, 준비 시간도 부족했을 것 같아요. 두 대학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 전략인가요?
A. 선생님께서는 서울대를 중심으로 하되, 서울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과기대도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어. 나는 사실 과기대에 대해 많이 알아보지 않은 상태여서 그닥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서울대 경쟁률이 높은 건 사실이잖아? 올해부터는 서울대가 정시로 옮긴다고 하니까 이런 혼란은 없겠지만, 내 경우에는 수시에 서울대가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란스럽기만 했거든.
서울대만 써서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진짜로 불안해져서 과기대 유형을 엄청 열심히 준비했어. 그렇게 시험 유형도 다르고 학교 분위기도 다른 두 곳을 동시에 준비하다보니 점점 시험 날짜는 다가오는데 공부는 공부대로 못하고 실기도 더디게 느는거야. 불안함은 점점 커져만 가고... 그래서 내가 선택한 건 서울대를 포기하는 거였어. 실기 100%인 서울대를 지원하느니 1차 때 성적으로 잘라서 경쟁률을 10:1로 줄일 수 있는 과기대에 올인하자. 사실 이렇게 결심하면서도 과기대가 그렇게 가고 싶진 않았어. 무서워서 도망 친거라고 봐야지.
Q. 수시 실기위주전형은 과기대에만 지원했나요?
A. 입시를 해보면 알게 되겠지만, 과기대 실기 유형으로는 수시 때 지원할 수 있는 학교가 없어. 실기에 시간을 그렇게 쏟아 부었는데 수시 때 실기로 쓸 수 있는 학교가 과기대 뿐 이었던거지. 정말 대책 없이 학원에서 하라는 대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수시 지원 날짜가 점점 다가오는거야… 그때서야 수시 카드 6개를 어디로 채워야할지 생각해보기 시작했어. 내가 준비한 실기 유형으로는 다른 곳을 지원할 수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된거야.
Q. 수시에 6번의 기회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실기만 열심히 하다보면 대학에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거네요.
A. 돌이켜 보면 정말 위험천만한 입시를 했던거야. 나는 홍익대 합격해서 천만 다행이지만, 이런 비효율적인 입시를 애시당초 하지 않기를 바래. 죽자사자 열심히 실기를 준비하다라도, 정작 실기로는 수시에 합격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지원할 수 있는 대학도 고작해야 한 두 대학 밖에 없다는 사실을 꼭! 알아야해. 실기만으로는 절대 수시 6번의 기회를 살릴 수 없어. 결국엔 학종으로 나머지를 채워야해. 사실 나머지를 ‘학종으로 채운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었지. 학종도 실기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준비가 필요한 전형이었는데…! 그래서 나는 좀 늦었지만 학종을 빨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이때부터 홍대에 대한 열망을 다시 키우게 되었던 것 같아. 고 3 5월 말경에 입사미를 찾게 되었어. 돌이켜 보면 너무 멀리 돌아온 거라 생각해.
Q. 수시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나요?
A. 결과적으로 나는 수시 여섯 개 중 홍대만 붙었어. 내가 만약 실기만 준비했다면 수시에서 전부 떨어졌겠지? 혹여 실기로 다른 대학을 붙었다 하더라도 홍대 붙은 것만큼 기쁠 순 없었을 거고. 그리고 만약 재수해야 되는 상황이 와도 또 실기로 넣게 되었을 거야. 미술학원에 있는 선배들은 실기 전형으로 준비해서 떨어지면 그 다음 루트로 또 실기를 하니까... 그걸 보는 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했겠지? 학종이 갖는 성공 가능성은 선택지에서 완전히 배제해버린 채 말이야.
Q. 홍익대 붙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런데 왜 미대입시를 처음 시작할 때 바로 홍익대를 준비하지는 않았나요?
A. 다시 입시를 하라고 하면 당연히 그렇게 할거야. 하지만 당시에는 그 누구도 홍대 입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주는 사람이 없었어. 올바른 선택을 하기가 진짜 어려운게 사실이야. 나는 미술학원의 영향으로 인해 홍대 가는 사람은 거의 전설인 줄 알았어. 거기서는 마치 홍대 합격을 복권 당첨쯤으로 여겼거든. 선배들도 미활보를 2일만에 써서 냈다고 하더라고! 당연히 붙은 사람은 없었고... 대충 준비했으니 붙지 못하는건데 ‘홍대는 원래 가기 힘들어. 면접도 어려워서 어차피 못붙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
Q. 미술학원에서 홍익대를 준비해 준다고 말을 하지만, 정작 홍익대 지원을 포기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군요.
A. 나는 홍대를 가고 싶은데 학원에서는 내가 말도 안되는 목표를 세운 것처럼 여기니까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홍대 지원이 두려워지기도 했어. 불필요한 감정만 늘어나고 불안감만 커져갔어. 점점 학원에 대한 신뢰가 사라질 때쯤 입사미를 오게 되었지.
PART2. 복잡한 미대입시, 더 좋은 방향은 무엇일까요?
Q. 입시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입사미에서는 나의 상황을 미술학원과 전혀 다르게 해석했어. 나의 경우에는 수시 실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사실 나는 수시 실기로 합격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여섯개 중 하나밖에 쓸 수 없는데 그에 비해 실기에 투자하는 시간이 너무 많으니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어. 막연하게 알고는 있었든데, 그걸 확실히 깨닫게 되었어.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전부 맞는 말이었어. 너무 정곡을 찔려서 무섭기까지 하더라.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내가 대학에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열심히 했던게 아니라 그냥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실기를 열심히 하고 있었던 거였어.
Q. 입사미를 믿게 된 또 다른 계기가 있었나요?
A. 처음 상담 했을 때 나눴던 대화 중 아직 기억에 남는 점이 있어. 내가 왜 미대에 가야하는지 부터 시작해서 실기만 하느라 회피하고 있던 질문들을 막 물어보셧어. 나는 입시 상담하러 왔는데 그런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다니! 근데 이런 기본적인 질문도 대답할 수 없는데 정말 미대입시는 왜 하는 걸까? 결국 한 시간 내내 얼버무리다가 상담이 끝났는데 내 자신이 스스로에게 무책임 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미대를 가겠다고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는데 정작 왜 가고 싶은지는 모르다니! 이런 것도 대답 못하는 와중에 지금 실기가 중요한가? 그래서 꼭 여기를 다니면서 이 질문들과 끝장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홍대는 그 이유를 미활보와 면접으로 확인하고 학생을 뽑는 거니까 더더욱 학종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무 거창하게 대답했는데 정말 나는 도전 같은 느낌으로 입사미를 다니기로 결정했어.
Q. 입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A. 뻔한 답처럼 들리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나를 믿었던 것’이라고 생각해. 나는 내성적인 편인데 그래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는 꼭 하려고 하거든. 모의 면접때도 내 주관이 뚜렷한 게 장점이라고 해주셨고. 실제 면접에서도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에 있어서는 기죽지 않고 말씀 드렸는데 합격에 크게 작용한 거 같아. 그리고 입시 땐 소신껏 해야 결과가 어떻든 후회 없는 듯! 그러니 이걸 보며 망설이던 친구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마!
Q. ‘미대입시=실기’ 라고만 생각하고 실기만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그 학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있나요?
A. 미대입시는 전략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 실기는 입시 전략 중 하나일 뿐이고, 그것이 본인에게 맞는 전략이라면 다행이지만 만약 본인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과감히 버려도 된다고 생각해. 실기가 불안한 사람이라면 어차피 그걸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걸 본인이 가장 잘 알거야. 나 같은 경우엔 가장 유리한 전략이 학종이었고 학종을 준비하면 실기만 했을 때보다 더 많은 대학을 지원할 수 있었어.
사실 나는 학원에서 조성했던 불안감과 이상한 집착 때문에 결국 끝까지 실기를 그만두진 못 했는데 결과는? 슬프지만 돈과 시간만 허비하게 됐어…! 그리고 만약 실기 대학에 붙었다 하더라도 당연히 홍대를 선택했을거야. 그러니까 나한테 실기 준비는 더더욱 필요 없는 과정이었던거지. 내 얘기를 듣고 실기에 대한 미련을 좀 떨칠 수 있길 바래! 너희도 본인에게 적합한 전형이 뭔지 알아냈다면 그냥 본인을 믿고 밀어붙이길!
Q. 미술을 처음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나요?
A. 병수쌤을 만나게 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왜?’라는 말이 될거야. 거기에 익숙해져야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미술을 잘한다고 생각했어. 낙서 같은 걸로도 칭찬받고 미술대회 상도 많이 탔었거든. 그래서 진로를 결정할 때쯤 되니까 공부로 갖는 직업보다는 미술로 직업을 갖는 게 더 재밌겠더라. 그러려면 미대를 꼭 가야겠고... 그래서 미술학원을 등록했어! 근데 나처럼 생각해서 미술을 시작한다면 나중에 미술을 하면서도 후회할 수 있어. 학원이 하라는 대로 끌려 다닐 확률이 높고, 막상 미대에 가서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거 같거든. 난 왜 미술이 좋은지, 어떤 미술을 하고 싶은지, 왜 미대에 가야하는지 같은 것들에 분명히 대답할 수만 있다면 미술 시작하는 거 전혀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
Q. 홍대 지원을 아직도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A. 나도 많이 불안해봤던 사람으로서 본인이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그걸 그냥 믿어보라고 하고 싶어. 불안하다는 건 그만큼 간절하게 가고 싶다는 거 아닐까? 너무 가고 싶으니까 안 좋은 결과를 미리 막 예상하면서 불안해하는 것 같아. 근데 불합격이 두려워서 시작조차 안하면 합격도 못 해!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 입시하다보면 자존감 낮아져서 나를 못 믿게 되지만 홍대 지원을 고려해봤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그 가능성을 믿어 봐! 오글거리지만 서류 준비는 입시라기 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시작해보는 걸 추천해. 홍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을거야!
PART3. 면접 문제, 어떻게 풀었나요?
Q. 홍익대 면접 고사 내용을 아주 상세하게 얘기해 주세요.
A. 들어가서 앉자마자 2번 질문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해보라고 하셨어. 당연히 1번 먼저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당황하지는 않았어.
2번 질문은 ‘다음 그림은 사회 문제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사회 문제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시오’였어.제시된 그림은 환경 파괴 문제를 인간의 폐에 빗대어 표현한 그림이었어. 사실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진짜 저절로 웃음이 나왔는데 왜냐면 내가 입사미 면접 수업 때 거의 똑같은 문제로 풀어본 적이 있었거든. 그때는 현대 사회의 풍속화를 그리라는 게 질문이었는데 나는 ‘물질만능주의’를 주제로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았었어. 그래서 그냥 그대로 그리면 되겠다고 생각했지. 정말 대박이지 않니?
나는 물질만능주의를 제사풍습에 비유했는데, 제사상 위에 귀금속이 올라가 있는 장면을 그렸어. 사람들이 물질적인 가치를 너무 중요시한 나머지 제사가 사람의 안녕이 아닌 물질을 염원하고 신격화하는 자리로 변질된 상황을 가정해보았다고 설명했어.
근데 교수님이 물질만능주의가 사회 문제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고 하셨어. 물질만능주의는 문명과 관련된 현상이지 않냐면서 나보고 문제지를 제대로 읽었냐는거야! 나는 물질만능주의가 사회 문제라는 걸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당황스러웠어. 하지만 일단 동의하면서 시작했어.
"면접관님 말씀처럼 물질만능주의는 문명적인 현상이지만, 문명은 사회는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라 가정했다. 문명 현상에 문제가 있으면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이 생길 것이다. 물질만능주의가 심화되어서 인간 본연으로서의 가치가 물질적인 가치보다 경시되는 게 그런 예시이다."고 했어.
그러자 면접관님께서 물질만능주의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언제 그렇게 느끼게 되었냐고 물어 보셨어. 내 경험을 물어보는 거였는데 너무 개인적인 얘기는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뻔하지만 과시 소비를 예로 들었어. 그런데 과시 소비를 설명하다보니 명품 구입을 부정적으로 얘기하게 됐어. 말하면서도 내가 명품 자체를 안 좋게 보는 사람이 되기는 싫어서 후회스러웠지만 이미 말해버린 상태였지.
역시 다음 질문은 이거였어. ‘본인이 지원한 곳은 디자인학부이다. 디자인은 어찌 됐든 상업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텐데 그러면 사람들에게 물질만능주의를 조장할 수 있지 않냐. 본인이 그린 그림과 본인의 지향점이 굉장히 상충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데 어떻게 변호할 것이냐.’ 정말 저렇게 여쭤보셨는데 당황스럽기 보다는 일부러 나를 압박하려고 그러시는 것 같았어. 그래서 그냥 차분하게 내 생각을 말씀 드렸어. 내 그림은 물질을 중요시하는 정도가 지나쳐서 더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린 상황을 가정한 것이며,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상업 활동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어. 그게 디자이너의 일이기도 하고.
그리고 다음 질문은 그런 물질만능주의가 왜 생긴 것 같은지, 사람들이 돈을 중시하게 된 이유가 뭐인 것 같은지 여쭤보셨어. 진짜 내가 철학과 면접에 온건지...! 어차피 좋은 대답은 못할 것 같아서 "돈으로 모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풍조가 생겨서 그런 것 같다." 고 했어. 근데 막상 뱉고 나니까 내가 한 말은 그냥 물질만능주의 뜻풀이더라고... ‘아 망했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 스쳤는데 병수쌤이 망친 것 같아도 다른데서 만회하라고 한 게 생각나서 리셋하려고 애썼어.
그 다음에서야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난 질문이 나오더라고. 내 그림이 굉장히 대칭적이었는데 면접관님이 좀 더 구도를 다이나믹하게 바꾸면 더 재밌을 것 같다면서 지금 바꿔보라고 하셨어. 그런데 내가 좌우 대칭 구조를 쓴 건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바꾸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나한테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유도하시려는 것 같기도 했고. 그래서 내가 좌우 대칭 구도를 써서 가운데 놓인 대상을 부각시키고자 했던 거라고 말씀 드리면서 만약 역동적인 구도를 써서 다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도 한 번 고민해보고 싶다고 했어. 면접 때 면접관님이랑 논쟁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줏대 없이 내 생각을 전부 면접관에게 맞추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 내 생각이 없어보일 수도 있으니까. 계속 그걸 명심하면서 의견을 절충한다는 느낌으로 면접관님과 대화했던 것 같아.
Q. 2번 문제 다음으로는 어떤 질문을 받았나요?
A. 시간이 꽤 많이 지나서 지원동기 여쭤보실 줄 알았는데 1번 문제 세번째 그림 누가 그렸냐고 여쭤보셨어. 바스키아 그림이라고 하자 면접관님께서 ‘근데 이 그림 너무 원시적이지 않아요? 유치원생 그림 같기도 하고.. 바스키아가 유치원생하고 뭐가 달라요?’ 라고 하셨어. 듣자마자 들었던 생각이 바스키아 그림의 차별점을 말하되 유치원생 그림을 안좋게 말하진 말자는 거였어. 그러면 유치원생 그림은 그림이 아니라는거에요? 이러실 것 같았거든. 그래서 그림에 담겨 있는 감정의 깊이가 다른 것 같다고 했어. ‘아기들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와 바스키아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비슷한 것 같다. 아기들도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출하려고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이 그림이 아기들 그림보다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바스키아가 굴곡진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낀 여러 고통, 정신적 고뇌 같은 것이 쌓여서 비로소 탄생한 그림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그러자 옆에 계시던 면접관님이 ‘그럼 이번엔 학생이 비평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바스키아 그림이 쓰레기야. 말을 어떻게 해주고 싶어요?’ 라고 하셨는데 나는 이때 바스키아 그림이 쓰레기라는 사람들에게 비평가로서 바스키아를 옹호하라는 뜻으로 잘못 알아들었어. 그래서 아까 질문하고 똑같은 거 아닌가? 왜 또 시키시지? 하면서도 바스키아 그림 옹호를 다른 근거를 들어서 한 번 더 했어.
그랬더니 면접관님이 약간 짜증내시면서 ‘아니 쓰레기라고 해보라니까. 비판해보라고.’ 이러셨어. 면접관님 말을 못 알아듣다니! 큰 실수 한 것 같아서 너무 당황스러웠는데 일단 사과부터 드렸어. 제가 질문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죄송하다. 비판해보겠다. 그렇게 말하고 그림을 다시 봤는데 정말 못하겠는거야. 방금까지 칭찬하라 해놓고 이번엔 비판해보라니... 그래서 면접관님이 아까 말씀하셨던 원시적인 표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봤어. ‘여기 막 그어진 선들이나 난잡하게 쓰여진 색상들에 전부 의미가 있나요? 그냥 막 칠한 것 같은데 무작위성이 전부 예술이라고 할 수 있나요?’라고. 그랬더니 면접관님이 ‘애썼다’ 이러셨어. 칭찬인지 조롱인지 모르겠어…
이후부터는 철학적이거나 어려운 질문이 없었거든. 1번 문제 첫 번째 그림 미술사조 중에 뭐랑 비슷한 것 같냐, 그런 표현 방식을 썼을 때 얻는 효과가 뭐냐 같은 거? 이 질문들은 입사미 모의면접 때 충분히 준비했던 거라 막힘 없이 말할 수 있었어. 근데 이거 말하고 있을 때 시간이 다 되어서 밖에서 문이 잠깐 열렸는데 면접관님이 닫으라는 식으로 손짓했던 것 같아. 그리고 내 말을 끊으면서 우리 학교 오면 뭐 배우고 싶냐고 여쭤보셨어. 원래 문 열리면 시간 끝난 거 아닌가? 그래서 아 나한테 관심이 있으신가보다! 하고 자신감을 좀 얻었던 것 같아.
나는 광고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쪽으로 관련되게 말했어. 광고 중에서도 공익광고가 하고 싶었기 때문에 나중에 사회문화적디자인 스튜디오를 들어가고 싶다고 했어. 아 그리고 인터랙티브 광고도 관심이 많다고 했어. 그랬더니 인터랙션은 왜 하고 싶은지 여쭤보시고,, 대답하고,, 인터랙션 광고 예시 말하라고 하셨고,, 내가 좋아하던 광고 설명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자신 있게 해보라고 하셨어. 면접관님 두 분이셨는데 둘 다 처음으로 웃으면서 자신 있게! 이러시길래 갑자기 긴장 다 풀려서 정말 후련하게 내가 광고를 얼마나 하고 싶은지, 입학하면 어떻게 공부할지 같은 내 각오를 말하고 나왔어!
PART4. 후배들에게 보내는 ‘진심을 다한 충고’
Q.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해주세요.
A. 면접 얘기부터 하자면 나는 입사미에서 풀었던 문제랑 거의 똑같이 나왔어. 하지만 아무리 풀어봤던 문제라 하더라도 제대로 풀어놓지 않았다면 합격할 수 없었을 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입사미에서 수업할 때 문제를 많이 푸는 것에만 치중하지 말고 좋은 그림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반복해서 풀어봤으면 좋겠다는 거야. 앞서 면접 내용에서 설명했던 그 문제의 경우도, 수업 마치고 남아서 여러 번 질문해가며 고쳐 놨던 그림이라 더 반가웠던 것 같아!
그날 그날 자기가 그린 것도 의미를 파악해가며 다시 그려보고, 칭찬 받는 친구들 그림은 그냥 감탄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주제를 키워드로 뽑아서 표현 방식이랑 같이 외워두었는데 나중에 내 그림에 써먹을 때가 꼭 있더라고. 아 그리고 공익광고 찾아보는 것도 추천할게. 간단하지만 분명하게 전달되는 이미지를 분석하기에 최고인 것 같아.
Q.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A. 마지막으로 입시는 순간의 선택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 미활보도 2달 동안 낑낑대며 썼는데 마감 6시간 전에 다시 읽어보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안 보이고 절대 못 붙을 거 같은 거야!! 사실 그때까진 교과, 비교과, 종합란 간 연결성은 포기한 상태였거든. 그래서 그냥 눈 딱 감고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되도록 다 갈아 엎었어. 어차피 이걸로는 못 붙는다, 그냥 떨어지나 갈아엎고 떨어지나 똑같으니 그냥 엎자! 라는 생각으로 엎었는데 정말 잘한 거 같아! 그때 안 바꿨다면 면접까진 가보지도 못했을 것 같다ㅠㅠ
그리고 나 같은 경우엔 수시 6개 지원 중에 나머지는 전부 떨어지고 홍대만 붙었는데 만약에 홍대를 안 썼다면 어떻게 됐을까? 정말 무섭다. 입시하다보면 고민되는 순간이 엄청 많이 올 텐데 주변의 말을 듣는 것도 좋지만 본인이 후회 남지 않을 선택을 하는 게 최고인 것 같아. 확신이 안서더라도 본인이 맞는 것 같다면 그렇게 해! 너무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불안감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선택을 하지말고, 주도적으로 입시라는 문제 상황을 해결해 나가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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