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수기

본인의 미대입시 준비 과정을 돌아본다면?

강세원

🏆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



1. 전략


Q. 본인의 미대입시 준비 과정을 돌아본다면?

A. 난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게 미술을 시작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냥 그림이 한번이라도 내 일상이 된 적이 있다면 그때부터가 미술을 시작한 게 아닐까? 난 어렸을때부터 늘“난 절대 회사에서 서류 치고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거야!너무 지루하잖아?”라고 말하고 다녔어.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초등학교때부터 미대를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 최고의 미대라고 불리는 홍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던 것 같아. 그러다가 중2때, 지인의 미술수업을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났어. 선생님이 집에 오시거나 내가 선생님 집에 가서 4명이서 수업하는 방식이었어. 나는 다른 입시미술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이 하는 소묘, 기초디자인, 발상의 전환같은 것에 집중하지 않았어. 내 상상속의 동물들을 그려보고, 한 그림을 다양한 화가의 방식대로 그려보고, 터져나오는 아이디어들을 정돈하는 방법이나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것들에 대해 배웠던 것 같아. 미대입시 준비한다는 애들 사이에서 나만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어서 가끔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미술에 대한 내 열정과 애정을 더 키울 수 있었던 수업이었어. 그리고 나는 일반 입시학원에서 논술 수업을 꾸준히 받았었어! 인문학에 대해 공부하니까, 그림을 그리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 그러다가 고2가 되면서, 홍대뿐만이 아니라 서울대와 이대 등 한국 탑인 대학들은 다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열정이 넘쳤던 시절인 것 같아.


Q. 홍대 준비는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되었나? 

A. 홍대 준비를 위해 대형학원들의 커리큘럼이나 교육과정에 대해 상담을 받아본 적은 있어. 그리고 많은 내 친구들이 대형입시 학원을 다녔었고, 생생한 경험들을 보고 들었어. 나도 상담을 갔는데, 홍대 준비반이라는 게 따로 있더라. 나는 혹해서 들어갈까 했어. 그런데 커리큘럼을 들어보니까 뭔가 이상하더라고. 그때가 고2여서 학생들이 대부분 주 4회정도 나와서 하루 4시간 정도 그림을 그리고 가는데, 홍대 준비반은 주말 이틀을 하루에 6시간 씩 총 12시간을 그린다는거야. 1주일에 투자하는 시간으로 치면 거의 차이가 안나잖아? 조삼모사도 아니고 이건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냥 이름만 홍대반일 뿐, 가르치는 내용도 똑같은 그림그리기 훈련밖에 시키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Q. 실기 학원의 경우 무늬만 '홍대 준비반'인 경우가 많다.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나? 

A. 맞아. 홍대가고 싶어 하는 심리를 활용해서 학생을 모집 한 뒤, 결국 실기를 시키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 심지어 홍대는 내신이 중요한데, 내신기간까지 실기에 예외가 있는 게 아니더라고. 학원 말을 믿고 끝까지 다닌 내 친구들은 1학년때는 성적이 괜찮았는데, 3학년이 되니까 도저히 어느 대학에 내밀 내신이 아니게 되더라고. 학년이 더 올라가니까 학원에서는 주 6회를 부르고, 과제를 줘서 애들이 과제하느라 새벽 3~4시에 잠들고, 학교 와서도 부족한 잠을 자던지, 과제를 마저 하던지 둘 중 하나더라구. 공부는 완전히 놓게 되는거지. 그래서 내신도 안되고, 그렇다고 실기도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애들이 많았어. 결국 입시 결과도 좋지 않았고.. 나도 그렇게 했다면 어떻게 됐을 지 상상이 안 돼. 아마 갈 곳 잃고 방황하지 않았을까 싶어. 지금까지도 방향을 못 잡고 있었을 수도 있지.


Q. 남들과 다르게 한다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나? 

A.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좀 불안했었어. 애들은 주 6회 학원에 가서 그림 그리고, 심지어 숙제를 받아와서 학교에서도 그림만 그리더라고. 내가 목표가 홍대인데 얘네랑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 엄마 친구분 딸 소개로 입사미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 가서 도움을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어. 알아보니 홍대 보내는 걸로 유명하더라고. 그래서 무작정 찾아갔지. 가면 나한테 무슨 말을 하실까 걱정했어. 내가 거쳐온 방법들이 틀렸다고 하지 않을까? 이미 늦었다고 하지 않을까? 주4회 실기 수업을 들으러 오라고 하는게 아닐까?

일단 모든 걱정들을 안고 상담실을 들어갔는데, 나한테 물어보시더라고. “왜 미술을 하고 싶고, 어떤 미술을 하고 싶은건데?” 난 너무 당황했지. 보통은 바로 스펙부터 물어보고, 바로 서류작성을 시작할거라고 생각했거든. 난 미술에 애정을 쏟은 시간이 긴만큼 자신있게 대답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그랬더니 “왜 디자인이 사람들과 소통해야 되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뭔데?”라고 날카롭게 질문하시더라고. 난 그때 깨달았어. 내가 입시에 맞춘다고 겉만 꾸미는 것에 너무 집중했다는 것을. 그리고 나한테 실기에 집중하지 말고 공부에 집중하라고 하시더라고. 입시미술학원인데 공부에 집중하라는 말에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 말 덕분에 나는 이곳을 믿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어.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믿음을 줬고, 진짜 나를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Q.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A. 틀에 갇혀있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 나는 늘 기존 입시학원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늘 가지고 있었어. 어렸을때부터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이 입시미술학원에 가더니 스킬만 화려해지고, 자기만의 그림 하나를 제대로 못 그리더라고. 그리더라도 다들 비슷한 그림들만 그리고 있는 모습에 난 꽤나 충격을 받았었어.

난 시사에 관심이 많았어서, 시사를 보고 스크랩하고,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내보기도 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었어. 그게 아니면 그냥 자유주제로 내가 그리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그렸지. 다만 어렸을때처럼 아무 생각 없이 그린 그림들은 아니었어. 내 그림 속의 작은 요소들에도 의미 부여를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그림 한장이 많은 이야기들을 가지게 되더라고. 이게 나중에 홍대 면접 가서 빛을 발한 것 같아. 면접 때 그린 그림 속의 이야기를 내가 신나서 막 말하니 면접관님들의 표정이 밝아졌던 기억이 나. 그리고 그림에만 집중하지 않고, 시간 배분을 잘한 것 같아. 그림은 주말에만 잠깐씩 그리고, 평일에는 내신과 수능공부만 했었어. 그러다보니 주말에 그림 그리는 시간이 되면 너무 신나더라고. 덕분에 그림을 그린다는 건 나에게 부담을 주는 행동이 아닌, 그냥 너무나도 즐거운 작업이었어.


Q. 홍대는 물론 이대까지 합격했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마찬가지로 틀에 갇혀있지 않았고 진솔했기 때문인 것 같아. 미대생은 미술만 해야 한다.라는 틀 말이야. 난 학교활동이나 봉사활동이나, 미술관련된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어. 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서 캠페인도 많이 하고, 요양원도 다니고, 장애인근로 센터도 다녔어. 미대생은 국영사만 챙기면 되지. 라는 말도 무시했어. 난 수학이나 과학을 뛰어나게 잘하지는 않았어도, 싫어하지는 않았어. 그래서 내신도 버리지 않았고, 교내 수학대회나 과학대회도 막 나갔었어! 수상을 많이 하지는 않았어도, 좋은 경험이 되더라고. 이런 좋은경험들은 나중에 미활보에도 자연스럽게 들어가더라!

이러한 과정들을 모두 미활보에 담았는데, 교수님들이 내 생기부와 미활보를 통해 “얘는 정체성이 뚜렷하네.”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어. 난 거짓으로 미활보를 꾸며내지 않았거든. 미활보나 생기부에 겉멋만 잔뜩 든 학생들은 결국 면접때 대부분 실패를 겪었던 것 같아.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새삼 느끼게 되더라ㅋㅋ


Q. 미대입시=실기 라고만 생각하고 실기만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진심어린 조언을 해준다면?

A. 표현력이 좋으면 좋지. 하지만 그림의 메세지도 동시에 중요한것 아닐까? 대다수의 입시미술 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잘 그리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모든 학생의 생각을 다 똑같이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 겉멋만 잔뜩 든 그림인거지. 이런걸 주4~6회나 한다는건 스스로를 망치는 일 같아. 속에 든 게 없는 그림은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 애초에 미술이라는 게 그림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한거면 홍대가 실기전형을 적극 추진하지 않았을까? ‘왜 면접 때 그림 그릴 시간을 24분 밖에 안줄까?’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봐. 

내가 합격한 친구들의 그림도 다 봤는데, 그림실력 자체는 평범한 애들이 많아. 근데, 그림의 내용들을 들어보면 정말 입이 떡 벌어지더라구.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어떻게 생각이 저렇게 깊지? 싶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애들이 정말 많더라. 미대 상위권을 가고 싶어하는 친구들은 나중에 사회에서도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거잖아. 근데 요즘 트렌드를 보면, 작가가 아닌 이상 가장 위에 있는 사람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더라고. 그러면 나머지 분들이 그걸 기술적으로 표현해주는 일을 하시더라. 어쩔 수 없이 실기 전형을 봐야한다면, 실기에 집중하는걸 피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그 그림들 속에 너희만의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노력해봤으면 좋겠어.


Q. 미술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A. 미술을 계속 하더라도, 처음 미술을 시작할 때의 열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림은 너희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지, 너희를 억누르는 게 아냐. 나중에 그림의 노예가 되지 않았으면 해. 그리고 미술을 한다고 미술에만 집중하지 말고, 영화가 좋으면 영화도 보러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친구가 좋다면 다양한 친구들도 마음껏 만나봐! 미술을 제외했을때도 너희가 내세울 게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 다양한 경험들은 결국 너희에게 큰 힘이 될테니까! 그리고 미술을 시작했는데, 미술이 너희와 맞지 않다는걸 알게 될 수도 있어.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돌이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 요즘 뉴스나 인턴프로그램 같은거 보면 알겠지만,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결국 잘 풀리더라.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외길인생 걸어온 애들도 좋지만, 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좋지 않을까?

내신 절대 포기하지마! 절대로 절대로 내신을 포기하면 안되!!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홍대는 내신 좋고 수능성적 잘나오면 교과로 한방에 들어올 수 있는 전형도 있다는 걸 명심했음 좋겠어!ㅋㅋ 그리고 내신이 안좋으면, 내신을 안보는 실기전형을 찾게 될거야. 실기는 3수가 기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정도로 실력도 실력이지만 엄청난 운이 따라줘야 하는 과정이야.. 너희가 많이 상처받을 수 있어.

이 얘기들을 들으면 절망할 수도 있어. 하지만 고등학교 생활을 고통스럽게 빡빡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틀에 얽메이지 말고, 학교의 시스템만을 따라가지 말고 너희가 스스로의 방향을 제시하다 보면 힘들어도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될거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위치에 있을거야. 이 과정들을 조금은 즐겼으면 해!


Q. 홍대 지원을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A. 미대를 지망하는데, 한국 최고 대학이라는 데는 한번 도전이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어?ㅋㅋ 미대 지망생들은 사실 수시때 6개 다 쓰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 그러니까 써봐! 대신, 쓴다면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해. 어려운건 아니잖아? 부모님도 좋고, 친구들이랑도 얘기를 해보면 도움이 많이 될거야. 입시때 겁먹지 말고, 한번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봐! 그래야 후회하지 않을거야




2. 면접


Q. 홍익대 면접 고사 내용을 말해달라.

A. 대기실이 꽤나 많았는데, 다 학생 수가 다르더라. 수능 보고 최저를 못 맞췄다고 판단한 애들이 안 온 것 같았어. 나의 경우 12명씩 들어갔어. 들어가면 면접순서를 알려주는데, 무작위 추첨이었어. 그리도 대기하는 동안 아무 자료도 못 보게 했어. 자는 친구도 있었고, 멍때리는 친구들도 있었고 면접 주의사항 종이 뒷면에 낙서하는 친구들도 있었어. 난 나눠준 종이 뒷면에 내가 준비했던 자기소개, 지원동기, 인상깊은 책의 답변들을 쭉 적어나가면서 생각을 정리했고, 난 1시간30분정도 그렇게 대기했어. 이름이 불려서 강의실 뒤편에 있는 문제푸는 부스 안에 들어갔고, 연필 2자루와 지우개를 받고 24분동안 문제를 풀었어. 안에 시계는 없었고, 끝나기 3분전과 끝났을때 밖에 있는 도우미분이 말해주셨어. 첫번째 문제는 3가지 사진을 주고 비교분석하는 문제였어. A.몬드안과 패션콜라보 작품 B. 앤디 워홀의 수프 캔 C. 쿠사마 야요이의 잡화점 공간디자인 사진이었어. 문제지를 한손에 들고 면접관님들한테 보여주면서 설명했어야 했어. 첫번째 문제부터 설명해보세요.라고 하셨어. “공통점부터 살펴보면, 첫번째는 모두 실생활이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A의 경우 의상이고, B의 경우는 사람들이 실제로 먹는 수프 캔이고, C는 실제 사람들이 거니는 공간을 디자인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모두 간단한 색채를 사용했다는 점인데요, A의 경우 기본 삼원색만을 사용했고, B와 C는 레드색상과 화이트 색상만을 사용했습니다. 세번째는 변형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이때 차이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A의 경우 기하학적 평면그림이었던 몬드리안의 작품을 패턴으로 재해석해 이를 의상디자인으로 활용했는데, 평면을 입체로 바꿨습니다. B는 실제로 먹는 입체적인 수프 캔을 평면적으로 나타냈습니다. C는 원이라는 기본 조형요소를 반복하고, 크기의 변형을 통해 공간감을 나타냈습니다. 평면으로 입체를 나타낸 것이죠. 그리고 각각의 작품을 살펴보면,(여기서부터는 이미 알고 있던 작품내용이나 작가의 특징들을 말했어!) A는 기하학적인 무늬이지만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화려한 도시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느낌을 줍니다. B는 평소에 우리가 보던 것을 강조함으로서 너희가 이 대상의 본질에 대해 알아?라고 묻는 것 같으면서 복제가 이루어지는 산업혁명시대를 비판하는 느낌도 듭니다. C는, 우선 쿠사마 야요이는 어렸을 때 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점으로 보이는 병을 가지게 됐는데요, 이 작품을 통해 그녀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원들을 굉장히 많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잡화점의 특성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지. 얘기할 때, 조금 긴장되기도 하고, 아는 작가가 나와서 반가움에 흥분상태여서 그런지 중간중간 좀 버벅댔어. 쿠사마 야요이를 쿠사마 ‘뱌’요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참사도 일어났었어..ㅜㅜ

음..그러면 가장 마음에 와닿는 작품은 뭐에요? 라고 추가질문을 하셨어. 사실 완전히 당황했어. 아무것도 마음에 와닿지 않았거든ㅋㅋ 3초 정적 뒤에 “ 저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병을 가졌고, 자신의 아픈 점을 미술을 통해 치유하고 자신만의 그림으로 나타낸다는 점에서 저는 희망을 봤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어. 순발력이 필요했어..ㅜㅜ

혹시 좋아하는 콜라보 작품 있어요?라고 물어보셨어. 난 평소에 콜라보 작품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 있는 척했다가 더 깊은 질문 들어오면 큰일 날 것같아서 솔직하게 말했어. “저는 사실 콜라보레이션 작품에 관심이 많지 않아서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라고 하니까 교수님들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시더라고. 난 여기서 콜라보 관심 대신 전시회에 관심이 많았던 걸 조금 어필하려고 “그런데 제가 얼마 전 다녀온,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이라는 전시회에서 김지희 작가님이 인상깊었다고 생각했었는데요, 김지희 작가님은 늘 교정기를 낀 웃고 있는 소녀의 얼굴을 그리셨는데 교정기는 사회적 기준을 의미하고 소녀의 미소는 억지웃음입니다. 진실을 말하는 눈은 욕망을 나타내는 안경으로 가려져 있구요, 저는 이게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었는데, 김지희 작가님 특유의 장식적인 형태를 활용해 백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한 작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브랜드명은 기억이 안나네요!”라고 답했어. 어쩌다 보니 김지희 작가님에 대한 tmi가 되버렸는데, 그만큼 내가 전시회를 가면 정말 진지하게, 주의 깊게 보고 온다!라는 걸 어필하려고 했어.

이제 두번째 문제로 넘어갔어. 문제는 앤디 워홀의 BRILLO박스가 중앙에 있었고, 나머지는 자유 상상해서 그림 그리는 방식이었어. 나는 정장 입은, 거대한 뚱뚱한 윤기 나는 남자가 박스 위에 앉아서 돈을 날리고 있고, 박스를 기준으로 가로선을 그려서 박스 위는 도시, 박스 아래는 지하인데, 지하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기어오르면서 박스를 받치고 있는 그림을 그렸어. 시간이 부족해서 도시는 그냥 네모난 건물 두어개랑 구름 그리고, 지하에 있는 사람들은 흔히들 말하는 졸라맨처럼 그렸어.

학생이 그린 작품에 대해 설명해줄래요? 라고 하셔서 설명했어. “네, 저는 우선 박스에 나와있는 영어 글자들을 살펴봤습니다. 첫번째 제가 발견한 것은 GIANT SIZE었고, 두번째는 

SHINES ALUMINUM, 즉 알루미늄에 빠르게 광택을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광택을 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다는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하니까 교수님이 피식 웃으시더라고. 긍정의 의미였다고 믿고 있어ㅋㅋ! “그래서 저는 믿음이나 돈으로 시민들을 현혹시켜 혼자 반짝반짝 빛나려는 일부 기득권층을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먼저 보시면, 그림은 하늘과 지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국민들은 지상으로 나갈 길이 오직 BRILLO박스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헌신적으로 박스를 받치고 있는 반면, 박스에서 나온 기득권층을 나타내는 굉장히 뚱뚱한 남자는 윤기가 나고, 그는 돈이나 뿌리며 놀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그림을 채색한다면 어떻게 할거에요? “ 우선 기득권자는 시야가 넓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화려한 색들을 활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있는 지하세계는 어둡고, 그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브릴로 박스로 시야가 좁기 때문에 희미한 흰색으로 흰색 빛만 보이게 할겁니다.”사실 당황해서, 뻔한 내용을 말하게 됐어ㅜㅜ그래서 문제1번의 몬드리안 작품 속 화려한 도시를 조금 언급했었지!

이제 문제 질문은 끝났어!

좋아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나 뭐..그런거 있어요? 내 생기부에 3학년 진로희망사항은 아트디렉터였어! “그래픽 디자이너는 없구요, 존경하는 아트디렉터님은 있습니다. 늘 독특한 인터렉션 디자인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려 하는 아트디렉터인 이지철님을 존경합니다. 그 분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마인드를 가졌는데, 그가 직접 창립한 회사인 자이언트 스텝의 모토가 ‘하고 싶은 것은 마음껏 하라!’ 라는 자유로움을 강조하는 것을 볼때 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늘 다양한 사람들의 협업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꾀하기에 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트디렉터셨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해 끊임없이 자신의 역량과 전문분야를 넓혀나가고자 노력하는 부분이 존경스러웠습니다.”이 질문은 미리 준비해둔 거였어! 홍대 면접때 존경하는 사람을 많이 물어보더라구. 준비한 말을 할때, 외운 티가 안나게 일부러 조금씩 뜸을 들이면서 고민하는 척을 했어!ㅋㅋ 정말 약았지만, 외운것처럼 보이는 건 안좋기 때문에 약간의 연기가 필요해!

음..자이언트 스텝이 뭐하는 곳인지는 알죠? “네! 자이언트 스텝 자체가 다양한 분야로 구성돼있고,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태극공연의 CG를 담당해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안좋은 편견들을 깨고,한국의 고유성을 나타낼 수 있는 작품을 기획했습니다.”질문이 되게 날카롭지? 사실 굉장히 당황했어.. 존경하는 인물을 준비할 때, 진짜가 아니라 설정이라면 그 사람의 업적까지 확실하게 알도록 해! 그리고 알고보니 이 질문을 하셨던 교수님이 학교에 영상전공을 가르치시는 분이더라고..정말 놀랐는데 홍대 미대 교수님들은 정말 아는 것도 많으시고 경험도 많으셔서 철저하게 준비해가야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 준비해가면 교수님이 바로 알아 채실거야.

시간이 30초 남았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네! 저는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사람들의 뜨거운 가슴을 차분하게, 차가운 가슴은 따뜻하게, 피끓는 분노는 감동으로, 모든 절망은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미술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홍익대학교 미술자율전공학과에 합격해 이런 제 꿈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하니까 웃으면서 나가보세요~하시길래 “네!! 감사합니다!!”하고 소리지르고 나왔어ㅋㅋ 면접이 잘 풀렸다고 생각해서 흥분상태였거든..

내가 면접을 보면서 느낀건,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는 거야. 네가 말하는 것에 확신이 없더라도 당당하게 말해! 그럼 교수님들도 그냥 웃으면서 끄덕끄덕 해주시더라구. 그냥 오구오구 식으로 느껴져도ㅋㅋ그래도 분위기가 싸해지지는 않더라구. 난 그냥 계속 긍정에너지를 뿜으면서 면접 봐서 분위기는 되게 좋았어!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이번 면접때 나온 작품의 작가들을 난 미리 알고 있어서 수월했다고 봐. 내가 모르는 작가가 나왔으면 팩트랑 감상을 같이 말하는 게 아니라 감상만 주구장창 말했을거야..난 면접 준비할 때, 다른학교 친구들의 미술교과서들을 모아서 작품들 쭉 보면서, 감상을 말로 하는걸 연습했어! 모르는 작품이 면접 때 나올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가들도 한번씩 조사해보고 노트에 정리했었어.




3. 서류


Q. 입사미의 서류교육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

A. 입사미는 겉치장에 집중하고 있던 나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해준 것 같아. 대학에 내는 미활보는 퀄리티가 높아야겠지? 내 수준은 안받아줄지도 몰라. 라는 불안감 때문에 좀 더 현학적인 표현을 찾기도 하고, 내가 했던 활동들을 더 화려하게 보이게 꾸미기도 했어. 이렇게 쓴 초안을 입사미에 가져갔을 때, 선생님이 '네가 하고 있는 말들을 네가 진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을 던지셨는데, 답을 못하겠더라고. 정말 10분동안 정적이 흐르다가, 내가 답을 못하겠다고 했어. 겉치레에 집중하지 말고, 너의 있는 그대로를 써오라고 하셨어. 그래서 난 거의 7시간동안 쓴 초안을 다 뒤엎고, 고민에 빠졌었어. 고민 끝에 하나하나 정말 솔직하게 써내려가다 보니, 초안을 다 쓰는 데 이번에는 정말 2시간정도밖에 안걸리더라. 선생님한테 칭찬받았을 때 어찌나 짜릿했던지..이런 게 진짜 입시구나. 싶었어. 남을 속이는 방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나를 진솔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 말이야! 이 마인드를 면접까지 갖고 갔어. 교수님을 속이려 하지 말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얘기해서 교수님이 나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게 하자!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이게 결국 빛을 발한 게 아닐까 싶어.


Q. 이전 미술학원이나 학교, 혹은 기타 학원 등에서 서류 교육을 받아 보았다면 그것과 비교해서 서술할 것

A. 사실 우리 학교는 미대를 수시로 보내는 것 자체가 내가 최초여서 베이스가 없는 상태였어. 선생님한테 개인적으로 서류 교육을 받았는데, 끝나고 나서 한숨밖에 안나오더라. 그냥 멋져보이는 예시 몇 개 주시고, 이런 식으로 해봐~가 끝이였어. 진짜 어이없지?ㅋㅋ 첨삭 받으러 가지고 가도 그냥 모범답안이랑 비교해보고.. 난 나에 대해 쓰는게 아니라, 그냥 모범 답안 속 그 사람을 각색한다는 느낌밖에 안들더라구. 그렇다고 해서 선생님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막 설명하려 드는건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사실 나도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였거든. 이게 입사미랑 달랐던 것 같아. 학교에서는 답을 먼저 던져줬고, 입사미는 나만의 답을 찾기를 요구했다는거야. 사실 누군가가 계속해서 나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건 누구한테나 생소한 경험일거야. 그만큼 고민이 많이 필요한 과정이었어. 그리고 그 고민들이 모여서 나에게 자심감이 됐던 것 같아.




4. 기타


Q.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준다면?

A. 입시를 너무 고통스럽고 두려운 과정으로만 생각 안했으면 좋겠어. 입시라는 게 고통이 없을 수 없는 거지만, 중간중간 즐기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 그게 끝까지 달리는 원동력이 되거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특권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공부를 하다가 너무 힘들면 전시회도 가끔은 보러 다니고,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면 영화를 가끔씩 봐도 좋아. 그래도 예술을 하겠다는 사람이 문화생활을 하나도 안한다는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잖아? 대신 그냥 아무생각없이 놀러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뭘 경험하고 왔으면 보고 느낀걸 한번 쭉 써봐. 이런 게 나중에 모여서 미활보에도 들어가는 거거든! 그리고 공부를 안한 시간만큼 좀 더 열심히 하면 돼.

그리고 미대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공부와 그림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순간들이 정말 많이 올거야. 이럴 때는 무조건 공부를 택했으면 좋겠어. 너희가 아무리 활동을 화려하게 하고, 면접을 기똥차게 잘봐도, 수능최저를 못 맞추면 다 말짱 도루묵이거든. n수를 할거라면 준비했던 과정들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겠지만, 목표가 몇년 더 해서 성공하는건 아니잖아? 공부는 정말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희가 계속해서 미대입시를 준비하다가, 고2나 고3이 돼서 미술이 정말 안맞아서 길을 바꿔야 할때도, 내신이나 수능이 잘나오면 다른 과를 교과로 써도 돼. 공부를 챙겨두면, 갈 수 있는 길이 정말 많아져.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대학이 절실하다면 너희에게 길은 열릴거라 믿어!

대학에 막상 와보니, 자기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밖에 안해서, 미술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할 줄 아는 게 미술밖에 없어서 미대를 왔다는 친구들도 있더라고. 마음이 아프더라. 정말 미대가 절실한데도 못 온 친구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고, 힘들게 대학 와서도 방황하는 그 애들의 허무함 때문에 마음이 아팠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희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고, 그 길로 갔으면 좋겠다는거야. 부모님의 강요로 미술을 택한 애들도 분명히 있을거야. 대학에 와보니, 수업과정들이 미술을 억지로 한 애들이 결코 견딜 수 있는 과정이 아니더라. 그래서인지 휴학하거나 자퇴하는 사람도 은근 많아. 너희가 미술을 진정 좋아한다면 이 길로 그대로 가도 좋아.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한번쯤 고민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대학 와서도 방황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하는 말이니 꼭 새겨들었으면 좋겠어!


Q. 끝으로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말이 있다면?

A. 입시 과정을 꼭 대학에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미래의 나를 위한 기초 토대를 쌓는다, 즉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너 자신을 게임처럼 점점 레벨업시키는 느낌이 들면, 입시라는 과정이 나름 재미있게 느껴질거야. 실기능력, 드로잉이나 채색은 너희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야. 수단에 집착하지 말고, 너희의 본질, 알맹이라고 부르지? 너희의 생각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좋을 것 같아.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게 너희 스스로에게도 좋고, 교수님들도 좋아하셔! 전시회도 많이 다니고, 영화같은 것도 많이 보고, 책도 읽고, 강연도 듣고! 입시를 그냥 너희 스스로를 찾아가고, 키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그러다보면 어느새 좋은 결과를 맞이하게 될거야! 대학을 와보니, 수업이 정말 자유로워. 자기만의 생각이 없으면 안되겠더라구. 교수님이 이런걸 그려라! 하시는 게 아니라, 이 재료를 이용해서 아무 주제로 자유창작해봐! 하고 그냥 냅두셔ㅋㅋㅋ정말 난감해. 평소에 자유롭게 창작활동도 마음껏 해봐!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실기를 하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어! 하루종일 말고 좀 짧게나마!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그림에 대한 애정도 조금씩 생기고 그래ㅎㅎ

입시를 각자만의 방법으로 준비하고 있겠지만, 너희의 정체성이 희미해진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stop!할 줄 알아야 해. 예를 들어서 디자이너가 되고는 싶은데, 무슨 디자이너가 될지도 모르겠고, 일단 대학은 들어가야 될 것 같아서 억지로 뭔가를 하는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면 스스로가 상처도 많이 받고 회의감도 들거야. 그럴때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는 걸 명심해!

지금은 밤새 그림을 그리거나, 밤새 공부하는 것들이 정말 힘겨울때도 많을거야. 대학을 오면 똑같이 과제 때문에 야작을 하는 상황이 생기지만.. 대신 대학에서는 친구들과 다함께 치킨도 시켜먹으면서 밤새 수다떨면서 즐겁게 작업할거야.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니 *^ㅁ^*!!

꼭 학교에서 봤으면 좋겠어! 합격하고 이 수기를 읽었다고 연락주면 밥 사주면서 학교 생활 팁 공유해줄게ㅎㅎ 그때까지 화이팅!






1. 전략


Q. 본인의 미대입시 준비 과정을 돌아본다면?

A. 난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게 미술을 시작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냥 그림이 한번이라도 내 일상이 된 적이 있다면 그때부터가 미술을 시작한 게 아닐까? 난 어렸을때부터 늘“난 절대 회사에서 서류 치고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거야!너무 지루하잖아?”라고 말하고 다녔어.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초등학교때부터 미대를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 최고의 미대라고 불리는 홍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던 것 같아. 그러다가 중2때, 지인의 미술수업을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났어. 선생님이 집에 오시거나 내가 선생님 집에 가서 4명이서 수업하는 방식이었어. 나는 다른 입시미술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이 하는 소묘, 기초디자인, 발상의 전환같은 것에 집중하지 않았어. 내 상상속의 동물들을 그려보고, 한 그림을 다양한 화가의 방식대로 그려보고, 터져나오는 아이디어들을 정돈하는 방법이나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것들에 대해 배웠던 것 같아. 미대입시 준비한다는 애들 사이에서 나만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어서 가끔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미술에 대한 내 열정과 애정을 더 키울 수 있었던 수업이었어. 그리고 나는 일반 입시학원에서 논술 수업을 꾸준히 받았었어! 인문학에 대해 공부하니까, 그림을 그리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 그러다가 고2가 되면서, 홍대뿐만이 아니라 서울대와 이대 등 한국 탑인 대학들은 다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열정이 넘쳤던 시절인 것 같아.


Q. 홍대 준비는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되었나? 

A. 홍대 준비를 위해 대형학원들의 커리큘럼이나 교육과정에 대해 상담을 받아본 적은 있어. 그리고 많은 내 친구들이 대형입시 학원을 다녔었고, 생생한 경험들을 보고 들었어. 나도 상담을 갔는데, 홍대 준비반이라는 게 따로 있더라. 나는 혹해서 들어갈까 했어. 그런데 커리큘럼을 들어보니까 뭔가 이상하더라고. 그때가 고2여서 학생들이 대부분 주 4회정도 나와서 하루 4시간 정도 그림을 그리고 가는데, 홍대 준비반은 주말 이틀을 하루에 6시간 씩 총 12시간을 그린다는거야. 1주일에 투자하는 시간으로 치면 거의 차이가 안나잖아? 조삼모사도 아니고 이건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냥 이름만 홍대반일 뿐, 가르치는 내용도 똑같은 그림그리기 훈련밖에 시키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Q. 실기 학원의 경우 무늬만 '홍대 준비반'인 경우가 많다.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나? 

A. 맞아. 홍대가고 싶어 하는 심리를 활용해서 학생을 모집 한 뒤, 결국 실기를 시키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 심지어 홍대는 내신이 중요한데, 내신기간까지 실기에 예외가 있는 게 아니더라고. 학원 말을 믿고 끝까지 다닌 내 친구들은 1학년때는 성적이 괜찮았는데, 3학년이 되니까 도저히 어느 대학에 내밀 내신이 아니게 되더라고. 학년이 더 올라가니까 학원에서는 주 6회를 부르고, 과제를 줘서 애들이 과제하느라 새벽 3~4시에 잠들고, 학교 와서도 부족한 잠을 자던지, 과제를 마저 하던지 둘 중 하나더라구. 공부는 완전히 놓게 되는거지. 그래서 내신도 안되고, 그렇다고 실기도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애들이 많았어. 결국 입시 결과도 좋지 않았고.. 나도 그렇게 했다면 어떻게 됐을 지 상상이 안 돼. 아마 갈 곳 잃고 방황하지 않았을까 싶어. 지금까지도 방향을 못 잡고 있었을 수도 있지.


Q. 남들과 다르게 한다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나? 

A.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좀 불안했었어. 애들은 주 6회 학원에 가서 그림 그리고, 심지어 숙제를 받아와서 학교에서도 그림만 그리더라고. 내가 목표가 홍대인데 얘네랑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 엄마 친구분 딸 소개로 입사미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 가서 도움을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어. 알아보니 홍대 보내는 걸로 유명하더라고. 그래서 무작정 찾아갔지. 가면 나한테 무슨 말을 하실까 걱정했어. 내가 거쳐온 방법들이 틀렸다고 하지 않을까? 이미 늦었다고 하지 않을까? 주4회 실기 수업을 들으러 오라고 하는게 아닐까?

일단 모든 걱정들을 안고 상담실을 들어갔는데, 나한테 물어보시더라고. “왜 미술을 하고 싶고, 어떤 미술을 하고 싶은건데?” 난 너무 당황했지. 보통은 바로 스펙부터 물어보고, 바로 서류작성을 시작할거라고 생각했거든. 난 미술에 애정을 쏟은 시간이 긴만큼 자신있게 대답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그랬더니 “왜 디자인이 사람들과 소통해야 되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뭔데?”라고 날카롭게 질문하시더라고. 난 그때 깨달았어. 내가 입시에 맞춘다고 겉만 꾸미는 것에 너무 집중했다는 것을. 그리고 나한테 실기에 집중하지 말고 공부에 집중하라고 하시더라고. 입시미술학원인데 공부에 집중하라는 말에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 말 덕분에 나는 이곳을 믿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어.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믿음을 줬고, 진짜 나를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Q.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A. 틀에 갇혀있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 나는 늘 기존 입시학원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늘 가지고 있었어. 어렸을때부터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이 입시미술학원에 가더니 스킬만 화려해지고, 자기만의 그림 하나를 제대로 못 그리더라고. 그리더라도 다들 비슷한 그림들만 그리고 있는 모습에 난 꽤나 충격을 받았었어.

난 시사에 관심이 많았어서, 시사를 보고 스크랩하고,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내보기도 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었어. 그게 아니면 그냥 자유주제로 내가 그리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그렸지. 다만 어렸을때처럼 아무 생각 없이 그린 그림들은 아니었어. 내 그림 속의 작은 요소들에도 의미 부여를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그림 한장이 많은 이야기들을 가지게 되더라고. 이게 나중에 홍대 면접 가서 빛을 발한 것 같아. 면접 때 그린 그림 속의 이야기를 내가 신나서 막 말하니 면접관님들의 표정이 밝아졌던 기억이 나. 그리고 그림에만 집중하지 않고, 시간 배분을 잘한 것 같아. 그림은 주말에만 잠깐씩 그리고, 평일에는 내신과 수능공부만 했었어. 그러다보니 주말에 그림 그리는 시간이 되면 너무 신나더라고. 덕분에 그림을 그린다는 건 나에게 부담을 주는 행동이 아닌, 그냥 너무나도 즐거운 작업이었어.


Q. 홍대는 물론 이대까지 합격했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마찬가지로 틀에 갇혀있지 않았고 진솔했기 때문인 것 같아. 미대생은 미술만 해야 한다.라는 틀 말이야. 난 학교활동이나 봉사활동이나, 미술관련된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어. 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서 캠페인도 많이 하고, 요양원도 다니고, 장애인근로 센터도 다녔어. 미대생은 국영사만 챙기면 되지. 라는 말도 무시했어. 난 수학이나 과학을 뛰어나게 잘하지는 않았어도, 싫어하지는 않았어. 그래서 내신도 버리지 않았고, 교내 수학대회나 과학대회도 막 나갔었어! 수상을 많이 하지는 않았어도, 좋은 경험이 되더라고. 이런 좋은경험들은 나중에 미활보에도 자연스럽게 들어가더라!

이러한 과정들을 모두 미활보에 담았는데, 교수님들이 내 생기부와 미활보를 통해 “얘는 정체성이 뚜렷하네.”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어. 난 거짓으로 미활보를 꾸며내지 않았거든. 미활보나 생기부에 겉멋만 잔뜩 든 학생들은 결국 면접때 대부분 실패를 겪었던 것 같아.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새삼 느끼게 되더라ㅋㅋ


Q. 미대입시=실기 라고만 생각하고 실기만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진심어린 조언을 해준다면?

A. 표현력이 좋으면 좋지. 하지만 그림의 메세지도 동시에 중요한것 아닐까? 대다수의 입시미술 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잘 그리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모든 학생의 생각을 다 똑같이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 겉멋만 잔뜩 든 그림인거지. 이런걸 주4~6회나 한다는건 스스로를 망치는 일 같아. 속에 든 게 없는 그림은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 애초에 미술이라는 게 그림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한거면 홍대가 실기전형을 적극 추진하지 않았을까? ‘왜 면접 때 그림 그릴 시간을 24분 밖에 안줄까?’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봐. 

내가 합격한 친구들의 그림도 다 봤는데, 그림실력 자체는 평범한 애들이 많아. 근데, 그림의 내용들을 들어보면 정말 입이 떡 벌어지더라구.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어떻게 생각이 저렇게 깊지? 싶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애들이 정말 많더라. 미대 상위권을 가고 싶어하는 친구들은 나중에 사회에서도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거잖아. 근데 요즘 트렌드를 보면, 작가가 아닌 이상 가장 위에 있는 사람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더라고. 그러면 나머지 분들이 그걸 기술적으로 표현해주는 일을 하시더라. 어쩔 수 없이 실기 전형을 봐야한다면, 실기에 집중하는걸 피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그 그림들 속에 너희만의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노력해봤으면 좋겠어.


Q. 미술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A. 미술을 계속 하더라도, 처음 미술을 시작할 때의 열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림은 너희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지, 너희를 억누르는 게 아냐. 나중에 그림의 노예가 되지 않았으면 해. 그리고 미술을 한다고 미술에만 집중하지 말고, 영화가 좋으면 영화도 보러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친구가 좋다면 다양한 친구들도 마음껏 만나봐! 미술을 제외했을때도 너희가 내세울 게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 다양한 경험들은 결국 너희에게 큰 힘이 될테니까! 그리고 미술을 시작했는데, 미술이 너희와 맞지 않다는걸 알게 될 수도 있어.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돌이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 요즘 뉴스나 인턴프로그램 같은거 보면 알겠지만,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결국 잘 풀리더라.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외길인생 걸어온 애들도 좋지만, 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좋지 않을까?

내신 절대 포기하지마! 절대로 절대로 내신을 포기하면 안되!!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홍대는 내신 좋고 수능성적 잘나오면 교과로 한방에 들어올 수 있는 전형도 있다는 걸 명심했음 좋겠어!ㅋㅋ 그리고 내신이 안좋으면, 내신을 안보는 실기전형을 찾게 될거야. 실기는 3수가 기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정도로 실력도 실력이지만 엄청난 운이 따라줘야 하는 과정이야.. 너희가 많이 상처받을 수 있어.

이 얘기들을 들으면 절망할 수도 있어. 하지만 고등학교 생활을 고통스럽게 빡빡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틀에 얽메이지 말고, 학교의 시스템만을 따라가지 말고 너희가 스스로의 방향을 제시하다 보면 힘들어도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될거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위치에 있을거야. 이 과정들을 조금은 즐겼으면 해!


Q. 홍대 지원을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A. 미대를 지망하는데, 한국 최고 대학이라는 데는 한번 도전이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어?ㅋㅋ 미대 지망생들은 사실 수시때 6개 다 쓰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 그러니까 써봐! 대신, 쓴다면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해. 어려운건 아니잖아? 부모님도 좋고, 친구들이랑도 얘기를 해보면 도움이 많이 될거야. 입시때 겁먹지 말고, 한번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봐! 그래야 후회하지 않을거야




2. 면접


Q. 홍익대 면접 고사 내용을 말해달라.

A. 대기실이 꽤나 많았는데, 다 학생 수가 다르더라. 수능 보고 최저를 못 맞췄다고 판단한 애들이 안 온 것 같았어. 나의 경우 12명씩 들어갔어. 들어가면 면접순서를 알려주는데, 무작위 추첨이었어. 그리도 대기하는 동안 아무 자료도 못 보게 했어. 자는 친구도 있었고, 멍때리는 친구들도 있었고 면접 주의사항 종이 뒷면에 낙서하는 친구들도 있었어. 난 나눠준 종이 뒷면에 내가 준비했던 자기소개, 지원동기, 인상깊은 책의 답변들을 쭉 적어나가면서 생각을 정리했고, 난 1시간30분정도 그렇게 대기했어. 이름이 불려서 강의실 뒤편에 있는 문제푸는 부스 안에 들어갔고, 연필 2자루와 지우개를 받고 24분동안 문제를 풀었어. 안에 시계는 없었고, 끝나기 3분전과 끝났을때 밖에 있는 도우미분이 말해주셨어. 첫번째 문제는 3가지 사진을 주고 비교분석하는 문제였어. A.몬드안과 패션콜라보 작품 B. 앤디 워홀의 수프 캔 C. 쿠사마 야요이의 잡화점 공간디자인 사진이었어. 문제지를 한손에 들고 면접관님들한테 보여주면서 설명했어야 했어. 첫번째 문제부터 설명해보세요.라고 하셨어. “공통점부터 살펴보면, 첫번째는 모두 실생활이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A의 경우 의상이고, B의 경우는 사람들이 실제로 먹는 수프 캔이고, C는 실제 사람들이 거니는 공간을 디자인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모두 간단한 색채를 사용했다는 점인데요, A의 경우 기본 삼원색만을 사용했고, B와 C는 레드색상과 화이트 색상만을 사용했습니다. 세번째는 변형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이때 차이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A의 경우 기하학적 평면그림이었던 몬드리안의 작품을 패턴으로 재해석해 이를 의상디자인으로 활용했는데, 평면을 입체로 바꿨습니다. B는 실제로 먹는 입체적인 수프 캔을 평면적으로 나타냈습니다. C는 원이라는 기본 조형요소를 반복하고, 크기의 변형을 통해 공간감을 나타냈습니다. 평면으로 입체를 나타낸 것이죠. 그리고 각각의 작품을 살펴보면,(여기서부터는 이미 알고 있던 작품내용이나 작가의 특징들을 말했어!) A는 기하학적인 무늬이지만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화려한 도시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느낌을 줍니다. B는 평소에 우리가 보던 것을 강조함으로서 너희가 이 대상의 본질에 대해 알아?라고 묻는 것 같으면서 복제가 이루어지는 산업혁명시대를 비판하는 느낌도 듭니다. C는, 우선 쿠사마 야요이는 어렸을 때 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점으로 보이는 병을 가지게 됐는데요, 이 작품을 통해 그녀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원들을 굉장히 많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잡화점의 특성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지. 얘기할 때, 조금 긴장되기도 하고, 아는 작가가 나와서 반가움에 흥분상태여서 그런지 중간중간 좀 버벅댔어. 쿠사마 야요이를 쿠사마 ‘뱌’요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참사도 일어났었어..ㅜㅜ

음..그러면 가장 마음에 와닿는 작품은 뭐에요? 라고 추가질문을 하셨어. 사실 완전히 당황했어. 아무것도 마음에 와닿지 않았거든ㅋㅋ 3초 정적 뒤에 “ 저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병을 가졌고, 자신의 아픈 점을 미술을 통해 치유하고 자신만의 그림으로 나타낸다는 점에서 저는 희망을 봤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어. 순발력이 필요했어..ㅜㅜ

혹시 좋아하는 콜라보 작품 있어요?라고 물어보셨어. 난 평소에 콜라보 작품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 있는 척했다가 더 깊은 질문 들어오면 큰일 날 것같아서 솔직하게 말했어. “저는 사실 콜라보레이션 작품에 관심이 많지 않아서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라고 하니까 교수님들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시더라고. 난 여기서 콜라보 관심 대신 전시회에 관심이 많았던 걸 조금 어필하려고 “그런데 제가 얼마 전 다녀온,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이라는 전시회에서 김지희 작가님이 인상깊었다고 생각했었는데요, 김지희 작가님은 늘 교정기를 낀 웃고 있는 소녀의 얼굴을 그리셨는데 교정기는 사회적 기준을 의미하고 소녀의 미소는 억지웃음입니다. 진실을 말하는 눈은 욕망을 나타내는 안경으로 가려져 있구요, 저는 이게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었는데, 김지희 작가님 특유의 장식적인 형태를 활용해 백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한 작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브랜드명은 기억이 안나네요!”라고 답했어. 어쩌다 보니 김지희 작가님에 대한 tmi가 되버렸는데, 그만큼 내가 전시회를 가면 정말 진지하게, 주의 깊게 보고 온다!라는 걸 어필하려고 했어.

이제 두번째 문제로 넘어갔어. 문제는 앤디 워홀의 BRILLO박스가 중앙에 있었고, 나머지는 자유 상상해서 그림 그리는 방식이었어. 나는 정장 입은, 거대한 뚱뚱한 윤기 나는 남자가 박스 위에 앉아서 돈을 날리고 있고, 박스를 기준으로 가로선을 그려서 박스 위는 도시, 박스 아래는 지하인데, 지하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기어오르면서 박스를 받치고 있는 그림을 그렸어. 시간이 부족해서 도시는 그냥 네모난 건물 두어개랑 구름 그리고, 지하에 있는 사람들은 흔히들 말하는 졸라맨처럼 그렸어.

학생이 그린 작품에 대해 설명해줄래요? 라고 하셔서 설명했어. “네, 저는 우선 박스에 나와있는 영어 글자들을 살펴봤습니다. 첫번째 제가 발견한 것은 GIANT SIZE었고, 두번째는 

SHINES ALUMINUM, 즉 알루미늄에 빠르게 광택을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광택을 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다는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하니까 교수님이 피식 웃으시더라고. 긍정의 의미였다고 믿고 있어ㅋㅋ! “그래서 저는 믿음이나 돈으로 시민들을 현혹시켜 혼자 반짝반짝 빛나려는 일부 기득권층을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먼저 보시면, 그림은 하늘과 지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국민들은 지상으로 나갈 길이 오직 BRILLO박스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헌신적으로 박스를 받치고 있는 반면, 박스에서 나온 기득권층을 나타내는 굉장히 뚱뚱한 남자는 윤기가 나고, 그는 돈이나 뿌리며 놀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그림을 채색한다면 어떻게 할거에요? “ 우선 기득권자는 시야가 넓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화려한 색들을 활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있는 지하세계는 어둡고, 그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브릴로 박스로 시야가 좁기 때문에 희미한 흰색으로 흰색 빛만 보이게 할겁니다.”사실 당황해서, 뻔한 내용을 말하게 됐어ㅜㅜ그래서 문제1번의 몬드리안 작품 속 화려한 도시를 조금 언급했었지!

이제 문제 질문은 끝났어!

좋아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나 뭐..그런거 있어요? 내 생기부에 3학년 진로희망사항은 아트디렉터였어! “그래픽 디자이너는 없구요, 존경하는 아트디렉터님은 있습니다. 늘 독특한 인터렉션 디자인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려 하는 아트디렉터인 이지철님을 존경합니다. 그 분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마인드를 가졌는데, 그가 직접 창립한 회사인 자이언트 스텝의 모토가 ‘하고 싶은 것은 마음껏 하라!’ 라는 자유로움을 강조하는 것을 볼때 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늘 다양한 사람들의 협업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꾀하기에 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트디렉터셨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해 끊임없이 자신의 역량과 전문분야를 넓혀나가고자 노력하는 부분이 존경스러웠습니다.”이 질문은 미리 준비해둔 거였어! 홍대 면접때 존경하는 사람을 많이 물어보더라구. 준비한 말을 할때, 외운 티가 안나게 일부러 조금씩 뜸을 들이면서 고민하는 척을 했어!ㅋㅋ 정말 약았지만, 외운것처럼 보이는 건 안좋기 때문에 약간의 연기가 필요해!

음..자이언트 스텝이 뭐하는 곳인지는 알죠? “네! 자이언트 스텝 자체가 다양한 분야로 구성돼있고,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태극공연의 CG를 담당해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안좋은 편견들을 깨고,한국의 고유성을 나타낼 수 있는 작품을 기획했습니다.”질문이 되게 날카롭지? 사실 굉장히 당황했어.. 존경하는 인물을 준비할 때, 진짜가 아니라 설정이라면 그 사람의 업적까지 확실하게 알도록 해! 그리고 알고보니 이 질문을 하셨던 교수님이 학교에 영상전공을 가르치시는 분이더라고..정말 놀랐는데 홍대 미대 교수님들은 정말 아는 것도 많으시고 경험도 많으셔서 철저하게 준비해가야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 준비해가면 교수님이 바로 알아 채실거야.

시간이 30초 남았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네! 저는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사람들의 뜨거운 가슴을 차분하게, 차가운 가슴은 따뜻하게, 피끓는 분노는 감동으로, 모든 절망은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미술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홍익대학교 미술자율전공학과에 합격해 이런 제 꿈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하니까 웃으면서 나가보세요~하시길래 “네!! 감사합니다!!”하고 소리지르고 나왔어ㅋㅋ 면접이 잘 풀렸다고 생각해서 흥분상태였거든..

내가 면접을 보면서 느낀건,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는 거야. 네가 말하는 것에 확신이 없더라도 당당하게 말해! 그럼 교수님들도 그냥 웃으면서 끄덕끄덕 해주시더라구. 그냥 오구오구 식으로 느껴져도ㅋㅋ그래도 분위기가 싸해지지는 않더라구. 난 그냥 계속 긍정에너지를 뿜으면서 면접 봐서 분위기는 되게 좋았어!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이번 면접때 나온 작품의 작가들을 난 미리 알고 있어서 수월했다고 봐. 내가 모르는 작가가 나왔으면 팩트랑 감상을 같이 말하는 게 아니라 감상만 주구장창 말했을거야..난 면접 준비할 때, 다른학교 친구들의 미술교과서들을 모아서 작품들 쭉 보면서, 감상을 말로 하는걸 연습했어! 모르는 작품이 면접 때 나올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가들도 한번씩 조사해보고 노트에 정리했었어.




3. 서류


Q. 입사미의 서류교육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

A. 입사미는 겉치장에 집중하고 있던 나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해준 것 같아. 대학에 내는 미활보는 퀄리티가 높아야겠지? 내 수준은 안받아줄지도 몰라. 라는 불안감 때문에 좀 더 현학적인 표현을 찾기도 하고, 내가 했던 활동들을 더 화려하게 보이게 꾸미기도 했어. 이렇게 쓴 초안을 입사미에 가져갔을 때, 선생님이 '네가 하고 있는 말들을 네가 진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을 던지셨는데, 답을 못하겠더라고. 정말 10분동안 정적이 흐르다가, 내가 답을 못하겠다고 했어. 겉치레에 집중하지 말고, 너의 있는 그대로를 써오라고 하셨어. 그래서 난 거의 7시간동안 쓴 초안을 다 뒤엎고, 고민에 빠졌었어. 고민 끝에 하나하나 정말 솔직하게 써내려가다 보니, 초안을 다 쓰는 데 이번에는 정말 2시간정도밖에 안걸리더라. 선생님한테 칭찬받았을 때 어찌나 짜릿했던지..이런 게 진짜 입시구나. 싶었어. 남을 속이는 방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나를 진솔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 말이야! 이 마인드를 면접까지 갖고 갔어. 교수님을 속이려 하지 말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얘기해서 교수님이 나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게 하자!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이게 결국 빛을 발한 게 아닐까 싶어.


Q. 이전 미술학원이나 학교, 혹은 기타 학원 등에서 서류 교육을 받아 보았다면 그것과 비교해서 서술할 것

A. 사실 우리 학교는 미대를 수시로 보내는 것 자체가 내가 최초여서 베이스가 없는 상태였어. 선생님한테 개인적으로 서류 교육을 받았는데, 끝나고 나서 한숨밖에 안나오더라. 그냥 멋져보이는 예시 몇 개 주시고, 이런 식으로 해봐~가 끝이였어. 진짜 어이없지?ㅋㅋ 첨삭 받으러 가지고 가도 그냥 모범답안이랑 비교해보고.. 난 나에 대해 쓰는게 아니라, 그냥 모범 답안 속 그 사람을 각색한다는 느낌밖에 안들더라구. 그렇다고 해서 선생님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막 설명하려 드는건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사실 나도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였거든. 이게 입사미랑 달랐던 것 같아. 학교에서는 답을 먼저 던져줬고, 입사미는 나만의 답을 찾기를 요구했다는거야. 사실 누군가가 계속해서 나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건 누구한테나 생소한 경험일거야. 그만큼 고민이 많이 필요한 과정이었어. 그리고 그 고민들이 모여서 나에게 자심감이 됐던 것 같아.




4. 기타


Q.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준다면?

A. 입시를 너무 고통스럽고 두려운 과정으로만 생각 안했으면 좋겠어. 입시라는 게 고통이 없을 수 없는 거지만, 중간중간 즐기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 그게 끝까지 달리는 원동력이 되거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특권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공부를 하다가 너무 힘들면 전시회도 가끔은 보러 다니고,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면 영화를 가끔씩 봐도 좋아. 그래도 예술을 하겠다는 사람이 문화생활을 하나도 안한다는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잖아? 대신 그냥 아무생각없이 놀러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뭘 경험하고 왔으면 보고 느낀걸 한번 쭉 써봐. 이런 게 나중에 모여서 미활보에도 들어가는 거거든! 그리고 공부를 안한 시간만큼 좀 더 열심히 하면 돼.

그리고 미대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공부와 그림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순간들이 정말 많이 올거야. 이럴 때는 무조건 공부를 택했으면 좋겠어. 너희가 아무리 활동을 화려하게 하고, 면접을 기똥차게 잘봐도, 수능최저를 못 맞추면 다 말짱 도루묵이거든. n수를 할거라면 준비했던 과정들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겠지만, 목표가 몇년 더 해서 성공하는건 아니잖아? 공부는 정말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희가 계속해서 미대입시를 준비하다가, 고2나 고3이 돼서 미술이 정말 안맞아서 길을 바꿔야 할때도, 내신이나 수능이 잘나오면 다른 과를 교과로 써도 돼. 공부를 챙겨두면, 갈 수 있는 길이 정말 많아져.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대학이 절실하다면 너희에게 길은 열릴거라 믿어!

대학에 막상 와보니, 자기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밖에 안해서, 미술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할 줄 아는 게 미술밖에 없어서 미대를 왔다는 친구들도 있더라고. 마음이 아프더라. 정말 미대가 절실한데도 못 온 친구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고, 힘들게 대학 와서도 방황하는 그 애들의 허무함 때문에 마음이 아팠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희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고, 그 길로 갔으면 좋겠다는거야. 부모님의 강요로 미술을 택한 애들도 분명히 있을거야. 대학에 와보니, 수업과정들이 미술을 억지로 한 애들이 결코 견딜 수 있는 과정이 아니더라. 그래서인지 휴학하거나 자퇴하는 사람도 은근 많아. 너희가 미술을 진정 좋아한다면 이 길로 그대로 가도 좋아.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한번쯤 고민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대학 와서도 방황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하는 말이니 꼭 새겨들었으면 좋겠어!


Q. 끝으로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말이 있다면?

A. 입시 과정을 꼭 대학에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미래의 나를 위한 기초 토대를 쌓는다, 즉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너 자신을 게임처럼 점점 레벨업시키는 느낌이 들면, 입시라는 과정이 나름 재미있게 느껴질거야. 실기능력, 드로잉이나 채색은 너희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야. 수단에 집착하지 말고, 너희의 본질, 알맹이라고 부르지? 너희의 생각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좋을 것 같아.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게 너희 스스로에게도 좋고, 교수님들도 좋아하셔! 전시회도 많이 다니고, 영화같은 것도 많이 보고, 책도 읽고, 강연도 듣고! 입시를 그냥 너희 스스로를 찾아가고, 키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그러다보면 어느새 좋은 결과를 맞이하게 될거야! 대학을 와보니, 수업이 정말 자유로워. 자기만의 생각이 없으면 안되겠더라구. 교수님이 이런걸 그려라! 하시는 게 아니라, 이 재료를 이용해서 아무 주제로 자유창작해봐! 하고 그냥 냅두셔ㅋㅋㅋ정말 난감해. 평소에 자유롭게 창작활동도 마음껏 해봐!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실기를 하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어! 하루종일 말고 좀 짧게나마!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그림에 대한 애정도 조금씩 생기고 그래ㅎㅎ

입시를 각자만의 방법으로 준비하고 있겠지만, 너희의 정체성이 희미해진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stop!할 줄 알아야 해. 예를 들어서 디자이너가 되고는 싶은데, 무슨 디자이너가 될지도 모르겠고, 일단 대학은 들어가야 될 것 같아서 억지로 뭔가를 하는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면 스스로가 상처도 많이 받고 회의감도 들거야. 그럴때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는 걸 명심해!

지금은 밤새 그림을 그리거나, 밤새 공부하는 것들이 정말 힘겨울때도 많을거야. 대학을 오면 똑같이 과제 때문에 야작을 하는 상황이 생기지만.. 대신 대학에서는 친구들과 다함께 치킨도 시켜먹으면서 밤새 수다떨면서 즐겁게 작업할거야.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니 *^ㅁ^*!!

꼭 학교에서 봤으면 좋겠어! 합격하고 이 수기를 읽었다고 연락주면 밥 사주면서 학교 생활 팁 공유해줄게ㅎㅎ 그때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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